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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12.29)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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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12-29 14:57 조회6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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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루카 2,22-40)

 

 

참된 가정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이 있지요.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된다는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성가정 축일을 맞이하여 우리는 오늘, 각자의 가정에 있는 문제점들을 잘 살펴보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정은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사회의 가장 작은 집단이라고 국어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가정이 그렇게 단순한 집단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가정은 우리 집, 우리 가문, 우리 것만을 고집하는, 더 큰 이기주의를 행사하기 위한 집단이 아닙니다. 가정은 혈연이라는 강한 유대감으로 선의(善意)의 공동목표를 실현해 나가는 사랑의 공동체이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고 있는 성가정(聖家庭)은 어떤 가정을 말하는 것일까요? 부부가 사이좋고, 노부모 잘 모시고, 자식들 교육 잘 시켜서 좋은 집안과 결혼시키고, 경제적으로도 별 문제가 없는, 무난한 가정이 과연 성가정일지 예수님의 성가정과 한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젊어 돌아가신 예수님의 인생이 세속적 견지에서 실패작이었듯이, 예수님 가정도 그리 순탄한 가정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요셉 성인은 가난한 시골 목수였고, 요셉과 마리아의 약혼도 하마터면 깨질 뻔했었습니다. 예수님은 말구유에서 태어나셨고, 예수님의 가정은 이집트로 피난살이를 해야 했으며, 미아가 된 어린 예수는 부모 속을 썩인 적도 있었습니다. 어른이 된 예수님은 미쳤다는 소문을 어머님이 듣게 하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성모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젊은 아들의 시체를 받아 안아야 했습니다.

 

우리네 일반 기준에서 보면 예수님의 가정은 철저히 불행했습니다. 그러나 그 가정 안에서 하느님의 뜻은 철저히 이루어졌습니다. 요셉 성인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혼전에 임신한 마리아를 기꺼이 아내로 맞아들였으며, 마리아도 성령으로 인한 예수님의 잉태를 하느님께 대한 순명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을 키울 때 하느님의 뜻을 묵묵히 마음에 새기면서 늘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들 예수님은 말할 것도 없이 하느님의 뜻 자체였습니다. 이렇듯 성가정을 이룬 요셉 성인과 성모님 그리고 예수님, 이분들은 어려운 시련 중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분들이셨습니다.

 

그러므로 성가정이라 함은 단순히 화목하고, 무난한 가정이라기보다는 어려움 중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아니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어려움을 감수하는 가정을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가 이룰 성가정은 하느님의 뜻을 찾기 위해 기도하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하루에 단 십 분씩만이라도 가족들이 함께 모여 기도 시간을 갖도록 노력합시다. 우리가 이룰 성가정의 남편은, 요셉 성인처럼 하느님의 뜻을 바로 알며 아내에게 너그러워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이룰 성가정의 아내는 말이 많지 않고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뜻을 마음에 새기며 묵묵히 순명하는 모습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이룰 성가정은 물질적 기준으로 친구를 골라 사귀는 그런 자녀를 길러내지 않고, 성전이 아버지 집이란 것을 확실히 아는 하느님의 자녀를 길러 내야 합니다.

 

교우 여러분, ‘집으로 출근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가족들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가족을 쉽게 생각하지 말고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부모는 자식에게 자식은 부모에게 정성껏 대하도록 합시다. 또한 항상 서로 하느님의 뜻을 상기시켜 주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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