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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다해 대림 제2주일(12.8)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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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12-08 15:25 조회73회

본문

* 대림 제 2주일 가해

 

 

직언의 자격

 

우리 교회는 대림절에 세례자 요한에게 집중합니다. 그가 예수님이 오시길 준비하는 사람의 모범이기 때문입니다. 즉 요한처럼 살면 예수님을 잘 맞이할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 요한의 면모를 한번 살펴봅시다. 그는 늘, 직언(直言)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기에게 세례를 받으려는 군중들, 그리고 세리, 바리사이, 사두가이, 사제, 군인 등 당대의 기득권자들에게 '독사의 자식들아, 회개하지 않으면, 도끼에 찍혀 불붙는 지옥에 던져질 것이다.'라고 거침없이 외쳤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남에게 독설만 던지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광야에 나가 살면서 금욕적인 생활을 했습니다. 겨우 메뚜기로 끼니를 때우고, 들 꿀을 핥으면서 집도 없이 헐벗은 채, 고행하며 지냈습니다. 그런 그가, 강대국 로마의 식민지 아래서, 국민을 돌보지 않는 지도층에 대해 촌철살인 같은 직언을 했고, 심지어는 자기 나라 왕에 대해서도 비난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우리도 자주, 남의 흉을 자주 보고, 남의 잘못을 비난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것입니까? 습관적인 비난쟁이는 아닙니까? 세상을, 사회를, 남을 비난하려면, 그만한 자격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즉 비난하려는 대상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르게, 정의롭게, 양심적으로 살아온 사람만이 남을 비난할 수 있습니다. 잘못이 없는 사람이, 아니 잘못이 적은 사람만이 남의 잘못을 비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잘못이 많은 사람이 세상을, 사회를, 남을 비난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교우 여러분,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요한은, 생각 없는 군중들, 이기적인 기득권자들, 파렴치한 왕에게 신랄한 충고를 던지고, 자신은 스스로 고행하고 정화하는 삶을 살았던 의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추종하는 세력도 상당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한은 예수님이 나타나셨을 때,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그분은 점점 커지시고 나는 점점 작아져야 한다.' 하면서, 자기의 제자들에게 예수님을 소개했고, 자신은 헤로데 왕에게 잡혀 참수를 당합니다. 이 모든 것을 보면, 요한은 강한 사람이었지만 겸손했고, 사익이나 명예나 권력을 위해서 살던 사람이 아니라, 사랑과 정의와 자비가 충만한 세상을 염원했을 뿐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대림절을 지내며 우리는 예수님을 기다립니다. 창조주 하느님의 아들 암행어사가 세상에 오십니다. 하느님 보시기 좋지 않게 된 세상, 눈 딱 감고 타협하며 살아가는 우리들, 질투와 비난으로 경쟁하고, 자신들의 회개와 정화에는 무뎌져 가는 우리들.

 

변해야 합니다. 아름답게 변해야 합니다. 우리가 변해야 세상도 변합니다. 오시는 예수님 보시기에 좋은 세상은 우리가 변해야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겸손해야, 정의로워져야, 자비로워져야 오시는 예수님의 길이 곧아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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