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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가해 주님 승천 대축일(05.24)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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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0-05-24 09:30 조회11,97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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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 승천 대축일(부활 제7주일) 가해

 

 

새로운 존재양식

 

지금 이 지구상에는 수십억의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사람들에게 무관심하다면 그들이 함께 존재하고 있으나 없으나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참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누구에겐가 의미 있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지금은 보이지 않으시지만, 항상 우리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시기에 예수님이야말로 참으로 존재하는 분이십니다. 여러분은 언제 허공으로 날아갈지 모르는 목숨을 믿고 지금 존재하고 계십니까? 인생무상, 색즉시공이라는 말처럼 지금 존재하는 이 목숨과 이 몸뚱이는 믿을 것이 전혀 못됩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몸과 마음을 모두 바쳐 우리를 사랑하고 죽고 부활하셨으며, 마지막으로 오늘 승천하심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충만한 의미로 존재하는 분이 되셨습니다. 시공의 제약을 받던 이천 년 전 나자렛 예수가 당신의 존재양식을 업그레이드하시어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존재하는 분이 되신 것입니다. 그 업그레이드는 치열한 사랑을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삼십여 년의 인생과 육신을 사랑으로 완전연소시킨 결과였습니다. 사랑으로 완전연소된 예수님의 향기는 온 우주에 두루 퍼져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그 향기를 호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는 지구상의 한반도, 반 토막 난 작은 땅덩어리에서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그래도 잘살아 보려고 오늘도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날이 갑자기 다가와 허약한 우리 몸, 자기 그림자와 하나 되고, 산산이 부서져 허공에 날리면 그뿐인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잘살아 보려던 그 몸부림이 무슨 의미입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그날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날이 오면 우리의 존재가 새로운 존재양식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우리도 예수님의 길을 따라야 합니다. 살아있는 동안, 주위 사람들에게 무의미한 존재가 아니라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이웃에 무관심한 삶을 살아간다면, 우리의 죽음도 그들에게 무관심한 기삿거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후손과 이웃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존재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우리의 인생과 몸뚱이를 남김없이 태워 그들을 사랑해야 합니다.

 

하나의 초가 다 연소 되어도 기체로서 공기 중에 남아 있듯이, 우리도 사랑으로 살고, 사랑으로 죽으면, 우리가 사랑했던 그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될 것입니다.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듯이, 보이지 않는 기억 속의 그 사랑은 우리 후손들의 사랑의 행위로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의 탄생이 사랑이 인간 되신 사건이라면, 예수님의 승천은 인간이 사랑 되신 사건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태어난 우리의 육신과 인생도 우리의 결단과 치열한 노력이 있다면, 언젠가 다시 사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진정한 고향인 사랑의 하느님께로 말입니다.

 

 

가톨릭평화방송  TV 매일미사 중계

http://maria.catholic.or.kr/mi_pr/missa/missa.asp   

 

동경대교구장님의 주일미사봉헌 인터넷 영상 (5/17~5/31)​​

https://tokyo.catholic.jp/info/diocese/38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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