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가해 연중 제34주간 목요일(11.26)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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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0-11-27 09:35 조회8,071회본문
* 연중 제 34주간 목요일 (루카 21,20-28)
“절망하라”
신앙생활, 즉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늘 십자가의 길을 요구하는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의 길, 때로는 힘들어 지치기도 하고, 무료해지기도 하며, 무의미해지기도 합니다. 이 스산한 잿빛 계절, 죽음의 문제를 피하고도 싶어서, 화려하고, 신나고, 쾌감을 주는 생활을 꿈꾸기도 합니다.
신앙이 흔들릴 때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럴 때 전심전력으로 절망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모든 가능성에 대해서 절망해보십시오. 하느님이 정말 계실까? 예수님이 정말 하느님의 아들일까? 이렇게 살면 구원받을까? 내가 사랑받고 사는 거지? 내가 이 정도면 많이 아는 거지? 내가 해낼 수 있겠지? 이렇게 하면 저렇게 되겠지?....그 모든 것의 대답이 “No!"입니다. 모두 없고, 모두 아니고, 모두 나를 떠납니다.
요즘 말처럼 절망의 바닥을 쳐보십시오. 철저히 부서져 엎어지고 눈물마저 메말랐을 때, 그때 그 자리에 고개를 들면 손을 내미시는 하느님이 선명하게 보일 것입니다. 완전한 절망이 새로운 희망을 가져옵니다. 순수한 절망이 순수한 희망을 가져옵니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루카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