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나해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05.30)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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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1-05-30 15:14 조회6,444회본문
* 삼위일체 대축일 나해
“사랑으로 하나 되기”
우리의 신앙 여정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누구누구에게 세례를 줍니다.”로 시작해서 “당신을 창조하신 성부와, 당신을 구원하신 성자와, 당신을 거룩하게 하신 성령의 이름으로 당신 영혼이 이 세상을 떠나가게 하소서.”라는 기도로 끝마치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의 신앙 여정에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늘 함께하신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이 그냥 하느님이 아니시고 삼위일체의 하느님이신 것은 우리가 하느님을 더 쉽게 알고, 우리가 더 잘 구원받도록 하시려는 하느님의 배려입니다. 그리고 삼위일체 신앙은 사변적 진리가 아니라 체험을 통해 깨달을 진리입니다. 우리는 정신을 가졌기에 성부 하느님의 존재를 생각하고, 육체를 지녔기에 성자 하느님의 살을 먹고, 마음을 가졌기에 성령 하느님의 온기를 느낍니다.
성부 하느님은 세상을 당신 보시기에 좋게 창조하셨건만 인간의 욕심으로 세상에 혼란이 왔고, 길이 되어 오신 성자 하느님은 우리에게 인생의 참다운 길을 되찾아주셨으며, 성령 하느님은 사랑의 불로 악을 태워버림으로써 새로운 창조를 이루십니다.
모두의 하느님 성부, 우리의 하느님 성자, 나의 하느님 성령.
아버지 성부, 아들 성자, 어머니 성령.
교우 여러분, 삼위일체 대축일을 지내며 우리가 꼭 명심하고 지나가야 할 것은 세분이신 하느님이 사랑으로 완전히 하나이시라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으로 우리를 창조하시고, 사랑으로 우리를 구원하시며, 사랑으로 우리를 위로하시는 하느님, 그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생각하며 우리의 삶 속에 발생하는 온갖 불일치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 불신과 불목, 분열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자아(自我)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고, 욕심이 많기 때문이며, 차가운 비판만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온갖 분열을 하나로 묶어주는 일치의 끈입니다. 사랑이 없는 공동체는 하나 될 수가 없습니다.
부디 우리 공동체도 사랑으로 하나이신 삼위일체의 하느님처럼 하나 되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음 글을 함께 묵상하고 싶습니다.
사랑이 없는 정직함은 옹고집입니다. 사랑이 없는 의지력은 폭력입니다.
사랑이 없는 솔직함은 무례함입니다. 사랑이 없는 단순함은 경솔함입니다.
사랑이 없는 권위는 독재입니다. 사랑이 없는 품위는 멸시입니다.
사랑이 없는 부(富)는 탐욕입니다. 사랑이 없는 정확성은 잘난체함입니다.
사랑이 없는 전문지식은 아는체함입니다. 사랑이 없는 지혜는 교활함입니다.
사랑이 없는 신앙은 광신입니다.
사랑이 없는 삶은 모순된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