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나해 연중 제34주간 목요일(11.25)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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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1-11-26 09:29 조회5,355회본문
* 연중 제 34주간 목요일 (루카 21,20-28)
“멸망의 징조”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후 2천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점점 더 멸망의 징조가 짙어간다고 보아야 합니다. 인종차별, 종교전쟁, 환경파괴, 강대국의 무기경쟁, 핵전쟁의 위험, 무차별 테러, 빈부격차, 극단적 이기주의 등등. 이런 멸망의 징후들이 세월이 갈수록 더 농후해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몸 바쳐 막아보려 하셨지만 그래도 인류는 멸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런 멸망의 흐름을 과연 이 시대의 우리는 막아낼 수 있을까 참으로 의문스럽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사랑의 구세주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고상한 학문도 배우고, 좋은 책도 많이 읽고, 성당에서 미사도 봉헌하지만, 우리 인류의 갈수록 심해지는 야만성을 막을 길이 묘연합니다.
멸망의 파도를 막으려 들자면 이 한 몸 초개처럼 사라질 것이 뻔하지만, 목숨을 얻으려면 죽고, 목숨을 잃으면 얻으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혹시 용기가 없어 살아남을 인생이라면 그저 우리는 멸망의 그 날을 기다리며 그 슬픔을 함께 나눌 벗을 찾는 것이 최선의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포에 떨다가 기절할 것 같은 무서운 그 날에 손을 잡아줄 벗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람들은 세상에 닥쳐오는 것들에 대한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칠 것이다." (루카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