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08.29)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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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08-28 17:05 조회4,354회본문
*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축일 (마르 6,17-29)
“춤바람에 잘린 의인의 머리”
헤로데 임금은 역사 속에 참 못난 임금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는 정복자 로마를 위해 자기 민족을 다스리던 어용(御用) 임금에다, 위대한 예언자 세례자 요한을 어이없이 죽이는 실수까지 저지른 사람입니다.
헤로데는 세례자 요한을 의인(義人)으로 알고 있었고, 요한의 말을 기꺼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것을 보면, 그는 안목이 있고 양심이 있는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그의 경솔함과 허풍기(虛風氣)였습니다. 딸 자랑을 하고 싶은 욕심에 딸이 춤을 잘 춘 대가로 왕국의 절반이라도 주겠다는 맹세를 했습니다. 수습하기 힘든 실수였습니다. 나중에라도 번복할 수는 있었지만, 그는 알량한 체면 때문에 위대한 의인을 값없이 죽이고 맙니다.
세상일은 물론 하느님의 일을 함에 있어, 우리는 보다 더 신중하고 겸손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남의 충고도 소중하게 여겨듣고, 함부로 약속도 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잘못하면 나의 경솔함 때문에, 나의 허풍 때문에 의인의 목이 떨어질지도 모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