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09.15) 고찬근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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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9-16 09:36 조회4,013회본문
*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요한 19,25-27)
“아, 어머니”
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10년 정도를 준비해야 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세월입니다. 신학교에 입학한 신학생 중 한, 반 정도만 사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보따리 몇 번 싸려 했었습니다. 그리고 사제가 된 후에 사제로서의 삶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사제의 삶보다 더 힘든 길을 가시는 분이 바로 사제의 어머니입니다. 저의 어머니는 원하지도 않으셨는데 제 고집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사제의 어머니가 되셨고, 그 후 한결같이 저를 위한 기도로 하루하루를 살아오고 계십니다. 행여 잘못하여 아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까봐 늘 행동조심, 말조심.. 다 아들 잘못 둔 죄입니다. 언젠가 제 어머니가 로마에 성지순례 가셨을 때, 순례객들이 계단을 무릎으로 오르며 기도하는 모 성당이 있었는데, 글쎄 관절도 좋지 않으신 어머니가 저를 위해 무릎으로 오르셨다 하셨습니다. 그 생각을 하면 감사하는 마음도 있고 죄송하고 아픈 마음도 있습니다. 이제 저는 어머니 때문에 사제직을 관둘 수도 없고 어머니도 계속 저를 보호하셔야 합니다. 어머니와 저는 공동으로 사제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성모님도 당신 아들 예수님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우셨겠지만, 아마도 아드님이 가실 그 험난한 길을 예견하시고 평범한 아들로 살아가기를 바라셨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그 길을 택하시자 성모님도 함께 그 길을 걸으시며 모든 고통을 함께 겪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성모님과 예수님도 구원사업의 공동 주역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