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가해 연중 제4주일(01.29)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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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3-01-29 17:03 조회3,840회본문
* 연중 제 4주일 가해
“행복에로의 초대”
어떤 말의 뜻을 알아듣기 힘들 때, 그 말을 뒤집어보면 그 뜻이 명확해지는 수가 있습니다.
재물이 부유한 사람은 불행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 아니다.
기뻐하는 사람은 불행하다. 그들은 위로를 받지 못할 것이다.
사나운 사람은 불행하다. 그들은 땅을 차지하지 못할 것이다.
나쁜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불행하다. 그들은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인색한 사람은 불행하다. 그들은 자비를 입지 못할 것이다.
마음이 부정한 사람은 불행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지 못할 것이다. 폭력을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불행하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지 못할 것이다. 옳지 않은 일을 하여 칭찬받는 사람은 불행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영광 때문에 존경을 받고, 보호를 받으며, 온갖 달콤한 말로 칭찬을 받는다면 너희는 불행하다. 슬퍼하고 괴로워하라. 너희가 받을 작은 상도 하늘에는 없다.
예수님의 오늘 말씀은 어떤 사람에게는 큰 도전이 될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말씀에 위로를 받습니까, 도전을 받습니까? 예수님의 이 말씀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은 재물과 명예를 소유하는 데 있지 않고, 하느님께 대한 성실성에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성실성은 사랑의 생활에 달려있습니다. 하느님께 성실하려면, 즉, 사랑을 하려면 그를 위한 시간과 정성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현대인은 너무 많은 시간과 정성을 재물과 명예를 위해 투자하여 남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어떤 가난한 사람이 악마에게 기도하여 재물의 축복을 내려달라 했답니다. 악마는 그에게 평생 쓰고도 남을 금화 일곱 단지를 주었는데, 여섯 개의 단지에는 금화가 가득 차 있었지만, 일곱 번째 단지는 금화가 반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그 마지막 단지를 꼭 채우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돈을 벌어 채우기 시작하는데 그 단지는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그런 단지였습니다. 그 사람은 그것이 너무 안타까워 건강을 해쳐가면서까지 돈을 벌었지만, 마지막 단지를 채우지 못한 채 결국 죽고 맙니다. 이 이야기는 아주 고전적인 이야기이지만 뜻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가난해지라는 예수님의 권고는 그저 빈궁해지라는 것이 아니라, 재물에 대한 지나친 욕심을 버리라는 것이며, 그 욕심의 포기를 통해 그만한 자유를 얻어 누리라는 ‘자유에로의 초대’입니다. 재물에서 자유로워진 만큼, 우리는 재물을 모으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썼던 우리의 시간과 마음을, 세상의 아름다움을 누리는데 쓸 수 있고, 또한 사랑을 주고받는데 쓸 수 있게 됩니다. 바쁜 일상을 떠나 가족이 함께 산이나 들로 야영 가서 모두 손잡고 누워 밤하늘의 별을 센다면, 그 시간과 돈은 전혀 아깝지 않은 것입니다.
재물의 부유함은 자랑할 만큼 명예로운 것도 아니고, 인생의 의미가 될 만한 것은 더욱더 아닙니다. 재물은 그저 생활의 편리를 위해 지니는 것이며, 내가 그것을 지나치게 소유하면 다른 사람들이 불편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소유한다는 것은 덧없는 것인데도 더 많은 소유를 원하게 하는 마력이 있으며, 더 많은 소유는 우리 삶의 마지막에 더 큰 상실감만 가져다줄 뿐입니다. 우리가 어쩌다 많은 것을 소유했다면 그것을 빼앗기는 상실감을 맛보기 전에, 미리미리 내어주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나눈다는 것은 미래의 허망함을 지금의 기쁨으로 바꾸는 참 좋은 장사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은 가난한 나그네이셨지만 자유롭게 오직 사랑만 하다 가신 행복한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는 참으로 자유롭습니까? 참으로 행복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