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가해 사순 제5주간 목요일(03.30)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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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3-03-31 09:26 조회3,608회본문
* 사순 제 5주간 목요일 (요한 8,51-59)
“깨어있는 사람”
깨어있는 사람은 늘 이것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내가 지금 살아있다는 놀라움과 내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당혹감 말입니다. 내가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이 기적과 같은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우리의 건강과 목숨이 마냥 유지되는 것이 아니고 결국은 죽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늘을 정말로 알차게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을 덜 미워하고 더 용서하며, 덜 나태하고 더 부지런하게 시간을 쓰고, 건성건성 사랑하지 않고 정성껏 사랑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유다인들은 늘 예수님의 족보와 출신과 나이를 가지고 논쟁하려고만 했지, 그분의 사랑을 느끼고 체험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깨어있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자기들이 배운 하느님이라는 정보에 갇혀서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을 목전(目前)에 놓고도 나이 같은 것만 따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옹졸하고 편협한 자기를 깨지 못해서 깨어있는 삶을 살지 못합니다.
똑같이 하루를 살아도, 깨어있지 않은 사람은 하루를 보내고 나서 “나는 오늘 무슨 일을 했고, 무엇을 알았다. 무슨 정보를 얻었다. 그래서 무척 바빴다.” 이렇게 말하겠지만, 깨어있는 사람은 “나는 오늘 누구를 만났고, 그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나날이 얼마나 남은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