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다해 대림 제4주일(12.22)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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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12-22 13:38 조회36회본문
* 대림 제 4주일 다해
“참으로 기쁩니까?”
미사 중에 사제가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고 하면, 여러분은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라고 답합니다. 이 인사말은 참으로 대단한 인사말입니다.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미천한 피조물과 함께하시길 기원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이런 말들이 나왔습니다. ‘큰 소리로 외쳤다. 복되십니다.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이 모두 기쁨을 나타내는 말들입니다. 시골 처녀 마리아가 하느님의 아드님을 태중에 모시게 되자 모두 크게 기뻐하는 모습들입니다.
이제 대림초 네 개도 모두 켜지고 성탄의 순간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여러분은 과연 진정으로 예수님을 기다리고 계십니까? 여러분에게 과연 이번 성탄이 기쁨의 성탄이 될 것 같습니까? 오시는 예수님이 반갑고, 예수님이 오시게 되어서 정말 기쁘십니까? 만약에,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오늘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성탄이라는 것이 나와 무관하게 그저 그렇게 일 년에 한 번 지나가는 명절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면 이 성탄이 기쁠 수가 없습니다. 산타 할아버지가 세상에 계시지 않다고 실망해버린 어린이처럼, 예수님도 전설 속의 인물 같이 여겨지신다면 성탄도 그리 기뻐할 일이 아닐 것입니다. 진정으로 예수님이 이 세상을 구원하시리라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어도 이 성탄에 기뻐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 없이도 살만하신 분들도 별로 기쁠 일이 없을 겁니다.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에게나 오시는 분이 예수님이신데, 나는 부자이고 힘도 있으니 별로 아쉬울 것도 없고 기쁠 일도 없을 것입니다. 또한, 진정으로 회개하지 못하는 나에게 그분이 오시기에 너무나 부당해서 그분을 기쁘게 환영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지금 살고있는 모습이 거짓되고 불의한 데다가, 예수님이 오셔도 그런 삶을 고칠 용의도 없고, 고칠 자신도 없는 분들은 그분이 두려울지도 모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성탄이 기쁘지 않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교우 여러분, 그러면 과연 예수님이 오시는 것이 기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겠습니까? 예수님이 오시는 것이 기쁜 사람들은, 지금 많이 슬프고, 외롭고, 너무 고통스러워서 예수님의 위로를 꼭 받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또한, 무모하고 무정하고 무감각하게 살아온 나날들을 겸손하게 회개하고, 이제는 돌아서서 예수님께 용서받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회개하고 용서받고 싶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맞이함으로써 마음을 구속했던 미움에서 해방될 것입니다. 그리고 인생살이에 있어서 진정한 의미와 그 길을 찾고 싶은 사람들은 예수님이 간절히 기다려질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성탄이, 위로와 용서 그리고 해방과 기쁨의 성탄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부디 여러분의 이번 성탄절이, 캐럴과 함께 또 흘러가버리는 그런 성탄절이 아니고, 여러분 자신의 성탄절, 참 기쁨의 성탄절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예수님의 성탄절이, 여러분 자신도 성(聖)스럽게 새로 탄생하는 그런 성탄절이 꼭 되시길 기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