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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다해 대림 제3주일(12.15)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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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12-15 14:49 조회8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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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림 제 3주일 다해

 

 

불행한 행복

 

우리 인간은 시작도 끝도 모르는 시간 속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날들을 살다가 어디론가 떠나들 갑니다. 어린 시절이 지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인생이라는 기차를 타고 있었고, 언젠가 때가 이르면 정든 사람들을 남겨놓고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내려야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박사님도 그 기차가 언제 출발했고, 어떻게 움직이고 있으며, 어디가 종착역인지 그것을 모릅니다. 아무리 유능한 의사 선생님 자신도 죽음이라는 하차 명령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우리 인간은 유한한 존재입니다. 더 살고 싶지만, 더 알고 싶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살아있는 동안 마음껏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문제는 행복의 의미를 바로 알지 못한다는 것과, 내가 누리는 그 행복이 남에게는 불행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입니다. 행복은 최소한 '더불어 잘 산다는 것'을 의미해야 합니다.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고 슬프게 살아간다면, 내가 진정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네 삶은 분명히 불평등하고, 불행한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행복하다는 사람들도 실제로는 불행한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을 우리가 이렇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 현실을 다시 바로 잡기란 이제는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다립니다. 천년도 하루 같으신 하느님의 자비로 우리에게 오시는 구원자 예수님을 기다립니다. 그분은 의인 세례자 요한도 신발 끈을 풀어드릴 엄두도 못내는 훌륭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사랑의 성령으로 세상의 온갖 불평등과 불행을 없애시고 새 하늘 새 땅을 만드실 분입니다. 오소서, 주 예수여!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듯이 예수님은 이천 년 전에 이미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나는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18.20).”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나도 함께 있겠다(마태 18.20).”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마르 14.22).” “나를 먹는 사람은 나의 힘으로 살 것이다(요한 6.57).”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그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와 계신 그분을 발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소중한 발견을 위해 마땅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노력이란 바로 회개를 말합니다. 회개는 자기 삶을 돌아보고 고칠 것을 고치는 일입니다. 우리는 자기 안에 있는 게으름과 인색함, 욕심과 교만, 위선과 아집 이 모든 것을 돌아보고 그것들을 과감히 고쳐야 합니다. 그것들은 이제껏 이웃의 행복을 빼앗던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을 고쳐서 진실과 성실, 겸손과 사랑, 희생과 나눔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회개만이 우리 안에 계신 예수님을 찾는 등불이 됩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갈라 2,20).”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은 회개가 있어야만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우리가 회개한다면 우리 안에서 구원자 예수님이 일하시게 됩니다. 회개한 우리의 눈빛과 미소는 이제 예수님의 눈빛과 미소가 됩니다. 회개한 우리의 손길과 마음은 예수님의 손길과 따뜻한 마음입니다. 회개한 우리의 발걸음은 이제 정의의 길을 걸어갑니다.

 

회개와 함께 드디어 세상은 변화되기 시작합니다. 행복을 빼앗겼던 사람들의 탄식이 멈추고, 모두에게 행복이 돌아가며, 새 하늘과 새 땅은 희망찬 미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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