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나해 연중 제28주간 목요일(10.17)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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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10-18 09:29 조회569회본문
* 연중 제 28주간 목요일 (루카 11,47-54)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우리나라는 전쟁의 위험이 많은 나라라고들 합니다. 농촌에서 허리가 끊어지게 농사짓는 분들, 공장에서 하루 종일 서서 노동을 해야 하는 분들, 시장 바닥에서 힘겹게, 힘겹게 천 원 한 장을 움켜줘야 하는 아주머니들, 이 모든 분들이 전쟁이 나면 제일 고생하실 분들입니다. 난다 긴다 하는 분들은 이미 한국 땅에 아니 계실지도 모릅니다.
일제 식민지 시대 때도, 한국 전쟁 때도, 민주화 투쟁 때도, 큰 금융위기가 일어났을 때도, 고생하고 희생당한 사람들은 못 배우고, 가진 것 없는 백성들이었지, 배우고 가진 사람들은 고생이 덜했고 오히려 좋은 기회를 잡기도 했다고 여겨집니다.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기도 하고, 바로 잡을 수도 있는 사람들은 배운 사람,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겐 큰 책임이 있습니다. 많이 누릴 수 있는 그만큼 사회에 대해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일부 사람들이 지식과 재물을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매우 큰 나라입니다. 그렇게 돼버린 것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일부 사람들이 책임의식이 없거나 윤리 불감증에 빠져있다는 점입니다. 배운 사람, 가진 사람은 못 배운 사람, 없는 사람에 대해 마땅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것은 시혜(施惠)를 베푸는 일이 절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을 아는 사람도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