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나해 연중 제25주간 화요일(09.24) 이노쿠마 프란치스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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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09-25 09:29 조회726회본문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찬미 예수님!
강론을 할 때 사제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좀 마땅하지 않을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제 개인적인 이야기로 이 강론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제 어머님께서 올해 연세가 아흔여섯 살, 지금 양로원에 계십니다.
재작년에 혼자 살기가 어렵게 되셨을 때 본인이 원하지 않으셨지만 제가 억지로 양로원에 모셨습니다.
혼자 계시면 이른바 고독사를 겪었을 위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근데 제 동기 신부님들 중에 제 어머님을 잘 아는 아주 친한 친구들이 몇명 있었습니다. 이 친구들한테 이번에 제가 어머님을 양로원에 모셨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들이 벌써 그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어머님께서 제가 사제 서품 받은 후 30년 동안 계속 이 친구들한테 매달 미사 예물을 보내시고, 제가 사제로서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편지로 부탁하셨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그 마지막 편지로 이번에 양로원에 가야 되니까 미사 예물도 이젠 보낼 수 없게 된다 미안하다고 하셨대요.
저는 그런 것도 모르고 어머님을 양로원으로 보냈단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자주 성직자를 위해, 수녀님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하잖아요? 두말할 것 없이 여러분의 기도는 아주 중요합니다.
근데 성직자나 수녀님들 뒤쪽에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의 희생이 있으니까 오늘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것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기도가, 실은 우리보다 우리 뒤쪽에 계시는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를 위한 기도가 되면 좋겠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읽어보면 예수님의 말씀이 이해가 잘 안됩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라고 하시니까요.
근데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저는 매번 각오하게 됩니다.
제 뒤쪽에서 저를 위해 희생하고 기도하는 가족들이 있다 하더라도 그 분들 위해서는 여러분이 기도해 주시니까, 오히려 저는 제 눈 앞에 계시는 분들을 어머님이나 형제 자매로 삼아 모셔야 하고 그분들과 함께 “하늘 나라 만들기”를 계속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것이 사제가 된 사람의 삶이 아닌가 그렇게 각오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선교 활동을 시작하셨을 때부터 성모님을 비롯한 식구들을 뒤돌아보지도 않으셨습니다.
근데 그것이 예수님이 냉정한 사람이었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만나는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을 당신 식구로 여기셨다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 부모님 형제 자매는 어디든 있습니다. 그 분들과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가족을 만들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성직자들 수녀님들 뒤쪽에 계시고 계속 기도하고 희생하는 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저는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제 식구로 여겨 기도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하느님의 가족과 함께 “하늘 나라 만들기”를 계속 해 나갈 것입니다.
잠시 묵상하고 미사를 계속합시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