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가해 연중 제13주일(07.02) 고찬근 루카 신부님 > 강론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강론

2023 가해 연중 제13주일(07.02) 고찬근 루카 신부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3-07-02 16:25 조회2,938회

본문

* 연중 제 13주일 가해

 

 

의인이 받을 상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가족 중심의 인생을 사는 것 같습니다. 자기 가족을 챙기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가족이 잘 되면 모두 기뻐하고, 가족이 아프면 모두 함께 걱정입니다. 이웃과 타인은 모두 그다음 순서입니다. 물론 가족이 나의 고독을 덜어주고 위로와 힘을 주는 존재임이 분명하지만, 그 가족 중심주의가 심하면 가족 이기주의가 되고, 자기 가족의 안위(安慰)에만 만족하는 소시민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런 삶을 살다 보면 고통받는 이웃이나 사회 공동선을 위한 희생은 엄두도 못내는 일이 되어버립니다. 그저 손해 없이 스트레스 없이 무난하고 편안한 일상에 머무르며 살아갑니다. 이웃의 고통과 사회의 불의에는 애써 무관심하며 말입니다.

 

요즘은 비싼 건강검진이 유행입니다. 있는 사람들의 또 다른 사치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보양식, 건강식, 보조식품 이런 것들도 고급스러운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모두 자기 몸뚱이와 자기 가족을 챙기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아직도 끼니 해결이 고달픈 사람들이 있고,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가족 이기주의를 초월하라 가르치십니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또한, 희생할 줄 아는 삶을 살라고도 당부하십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가장 작은 사람들, 즉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든, 주위의 약자들을 돌보고 챙기려면, 손해 보고 상처 입고 오해받는 십자가의 길을 걸어야 하겠지만 그것이 바로 당신을 바로 따르는 길이라는 가르침입니다.

 

나아가 자기 목숨을 돌보지 않고 벗을 위해 목숨을 바칠 만큼 사랑을 실천하면 영원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말씀도 하십니다.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교우 여러분, 오늘 예수님의 가르침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가족 중심주의를 넘어 이타적인 삶을 살아야 하고, 그런 길이 이웃을 위해 목숨까지 바쳐야 하는 십자가 길이 되겠지만, 그런 길을 가는 사람들이야말로 하느님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섬기는 사람들이며, 그들은 의인들이 받을 큰 상, 즉 영원한 하느님 잔치에 초대되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좀 더 큰 사람이 되는 길로 예수님은 우리를 초대하고 계십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넘어, 자기 가족을 넘어 하느님이 창조하신 이 세상 우주 만물을 아름답게 관리하는 일에 도움이 되는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도구로 불리움을 받은 우리는, ''라는 말, '우리 가족'이라는 말은 좀 덜 쓰고, '하나'라는 말, '모두 함께'라는 말을 더 많이 썼으면 좋겠습니다.

 

 

 


접속자집계

오늘
757
어제
1,439
최대
3,012
전체
1,899,803

Copyright © www.tokyo-koreancatholic.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