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가해 연중 제9주간 목요일(06.08)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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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3-06-09 09:28 조회3,603회본문
* 연중 제 9주간 목요일 (마르 12,28-34)
“너의 기쁨은 나의 기쁨”
남의 기쁨을 나의 기쁨으로 삼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남의 행복을 나의 행복으로 삼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옛날에 어떤 외딴 섬에 성(城)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성에는 성주(城主)가 살았고, 아름다운 그의 부인이 살았고, 성주가 총애하는 하인이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하인은 성주의 부인을 흠모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하인은 서재를 청소하다가 낡은 일기장을 발견하는데 거기에는 엄청난 비밀이 쓰여 있었습니다. 그 비밀이란 지금 성주의 아버지가 그 하인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였고, 그 하인의 아버지가 원래 그 성의 성주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원래대로라면 그 하인이 지금의 성주가 되어있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하인은 언젠가 이 비밀을 밝히고 자신이 성주가 되리라 다짐하며 그 일기장을 가슴에 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성주와 그 하인은 육지에 나갔던 성주의 부인을 맞으러 해변에 나갔습니다. 성주의 부인이 탄 배가 멀리서 보이기 시작할 무렵,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면서 세상이 캄캄해지고 폭풍이 몰아쳤습니다. 갑자기 어두워지자 그 배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풍랑에 휩쓸리기 일보 직전이 되었습니다. 해변에 불을 피워 방향을 가르쳐주려 해도 불을 지필 마른 나무나 태울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때 하인은 가슴에 품었던 그 일기장을 꺼내 불을 붙여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배가 그 불빛을 보고 방향을 잡아 섬으로 간신히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도착한 배에서 내린 성주의 부인은 한걸음에 달려 기다리던 성주의 품에 안겼습니다. 하인은 사랑하는 그 여인이 살아 돌아와 행복해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눈물지었습니다. 그의 손에 있던 비밀의 일기장은 이미 다 타버렸습니다. 그의 품에는 그 여인도 없고, 그 일기장도 없어졌지만 그는 마냥 행복해했습니다.
이런 사랑을 하려면 자기와 싸워서 이기는 강인함이 있어야 합니다. 자기보다 남을 사랑하려면 강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제물보다 낫습니다. (마르 1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