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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나해 부활 제6주일(05.05)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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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05-05 14:06 조회1,64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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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 제 6주일 나해

 

 

참사랑은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이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으며 하느님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만들어진 우리가 만드신 하느님을 안다는 것은 행복을 위해 중요한 조건입니다. 자기의 쓰임새를 모르는 옹기는 불행합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배에 실려 마냥 행복한 척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우리는 우리를 만드신 하느님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천체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찰함으로써가 아니라, 성체를 뚫어지게 바라봄으로써가 아니라,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을 압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알아야 참 행복은 시작되는 것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사랑을 합니다. 그러나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거짓 사랑이 많기 때문입니다. 감정에 내맡겨 상처를 남기는 변덕스러운 사랑, 입장료가 필요하고 할부금을 내야 하는 조건이 까다로운 사랑, 결국은 사용료를 요구하는 사랑, 가치를 따져보고 남는 것이 있어야 하거나, 상대를 구속하거나, 결국엔 내버리는 이런 사랑들은 참사랑이 아닙니다.

 

참사랑은 무조건적입니다. 내가 아닌 너에게 남김없이 주기로 매일매일 결심하는 것입니다. 성하거나 병들거나, 있거나 없거나, 곱거나 추하거나 계속 주는 것입니다. 내가 선택한 그를 위해 가지 않은 길들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무조건적 사랑을 받고 싶어하지만, 사랑을 줄 때는 조건적으로 주려 합니다. 왜냐하면, 한 번뿐인 나의 삶 전부를 내던지기가 두렵기 때문입니다. 나를 계속 주다 보면 나는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사랑만이 참사랑이며 이 무조건적인 사랑이야말로 우리에게 자기의 가치를 알게 해주고, 자기를 사랑하게 해주며, 하느님이 만드신 우리의 정체를 더욱 잘 알게 해줍니다. 자기의 가치를 알고 자기를 사랑하게 되는 것, 이것이 참 기쁨, 참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메닝거(K. Menninger)라는 한 정신의학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랑은 치료를 해준다. 사랑은 그것을 받는 이를 치료하며, 또한 사랑은 그것을 주는 이를 치료한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거짓 사랑이 판치는 세상에서 우리는 좀처럼 참사랑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참사랑을 배울 곳은 어딥니까?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그분이 바로 참사랑의 교과서입니다.

 

병든 사람, 가난한 사람, 죄인세리, 창녀와 어울려주시며 그들을 치유하고 용서해 주신 분.

하느님은 돌아온 탕자를 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시는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가르치신 분.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당부하신 분.

자신을 못 박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신 분.

죽는 순간까지도 죄수들과 함께하고 그중 하나를 낙원으로 데려가신 분.

도망쳤던 제자들에게 부활하여 나타나셔서 평화를 기원하신 분.

세 번이나 배반했던 베드로에게 그 나약함을 묻지 않고 사랑을 물으신 분.

 

참사랑을 가르치셨고 참사랑을 사셨던 예수님. 그분이 우리에게 명령하십니다. 서로 목숨 바쳐 사랑하여라.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이 사랑 명령은 계명이 아니라 선물입니다. 행복한 삶에로의 초대입니다.

 

교우 여러분, 그러니 우리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의 초상화인 십자고상을 바라보며 그분처럼 사랑합시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닙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죽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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