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나해 부활 제4주간 월요일(04.22)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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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04-21 14:53 조회1,635회본문
* 부활 제 4주간 월요일 (요한 10,1-10)
“목소리만 들어도”
신학교 시절 아침에 공동 화장실은 늘 붐볐습니다. 그때 우리는 밖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누가 들어오는지 알 수 있었고, 안에서 힘쓰는 소리만 들어도 누가 안에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매일 24시간 함께 생활하던 동료들은 가족보다 더 친밀했습니다.
구약의 탈출기에서 모세가 하느님을 뵈었을 때, 당신의 이름을 여쭙자 하느님께서는 “나는 나다.”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신약에서 제자들이 풍랑에 시달리다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뵙고 유령인 줄 알고 호들갑을 떨었을 때, 예수님은 “나다. 걱정할 것 없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누구에겐가 전화를 걸어서 “나야.”라고만 말해도 금방 알아듣는 관계는 얼마나 아름다운 관계입니까?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과 그런 관계를 원하십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누구인지, 어떤 상태인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그런 관계를 예수님께서는 원하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분을 자주 만나고, 대화하고, 그분의 뜻을 헤아리고, 함께 생활해야 합니다.
과연 여러분은 예수님과 친하십니까? 그분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습니까?
"문지기는 목자에게 문을 열어 주고, 양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요한 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