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만찬 성목요일(03.28)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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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03-29 13:48 조회1,893회본문
* 주님 만찬 성목요일
“끝까지(To the End)”
여러분은 내일 죽는다면 오늘 저녁 무엇을 하시렵니까? 아름다운 일을 회상하거나, 추억이 있는 곳에 한번 가보고 싶으시겠지요? 아마도 조용히, 나 자신을 위한 어떤 일을 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도 괴로운 마지막 순간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십니다. 예수님은 끝까지(To the End) 제자들을 사랑해 주신 것입니다.
서로 섬기려 하지 않고, 모두 머리를 쳐들고 남들 위에 서려고만 하는 인간들을 가르치시기 위해, 그것도 우매한 인간이 ‘몸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친히 발을 씻어주십니다. 겉옷이라는 권위를 벗으시고, 허리 굽혀, 무릎 꿇고, 낮추셔서 얼굴이 아니라 발을 씻어주십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극진한 사랑으로 인간들의 가장 더럽고 비열한 부분들을 용서하고 씻어주신다는 뜻입니다.
그것을 마다하는 베드로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이제 나와 아무 상관도 없게 된다.” 이 말씀은 용서와 사랑이 없는 인간관계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는 물론 배반자 유다의 발까지도 씻어주십니다.
우리는 오늘 저녁,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들을 사랑해 주신 예수님의 그 끝없는 사랑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본을 따라 우리도 서로의 발을 씻어주어야 합니다. 우리도 미지근한 사랑을 버리고, 예수님처럼 그 끝까지 사랑을, 후회 없는 사랑을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