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신앙의 해(사순 제 2 주일, 세례식) 2014,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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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마영마리아 작성일14-03-16 17:16 조회17,509회본문
[교부들의 성경주해] 창세기 12,1
죄와 악덕을 뜻하는 ‘친족’
발행일 : 2014-03-02 [가톨릭 신문 제2884호, 18면]
… 아브라함의 믿음은 여러분의 감탄을 자아내고 널리 알려져야 할 만한 믿음입니다. 그는 하느님께 아무것도 받지 않았는데도 그분의 약속을 믿었습니다. 우리는 이미 너무나 많은 것을 받았는데도 아직 그분을 믿지 않습니다. 아브라함이 그분께, ‘당신께서 저에게 약속하시고 그것을 이루어 주셨으니 당신을 믿겠습니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아무것도 받은 적 없을 때, 첫 명령이 내리자마자 믿었습니다. “네 고향과 친족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 이것이 그가 들은 말씀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113A,10).
‘친족’은 죄와 악덕을 뜻한다
아를의 카이사리우스는 “친족을 떠나라”는 명령은 “세례 이후 악덕과 죄를 멀리하라”는 명령으로, “네 아버지의 집”은 “악마의 지배”를 뜻하는 말로 해석한다.
… 구약성경에 쓰인 모든 것은 신약성경의 예형이요 표상입니다. … 주님께서는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고 하셨습니다. 형제 여러분,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 이 모든 것이 우리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믿으며 깨닫습니다. 우리의 ‘고향’은 우리 육체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기 위하여 육적인 습관을 버릴 때, 우리는 올바르게 ‘고향’을 떠나는 것입니다. 교만했던 사람이 겸손해지고, 방종했던 사람이 정숙해지고, 탐욕스럽던 사람이 관대해지고, 시샘 많던 사람이 친절해지고, 잔인하던 사람이 온화해질 때, … 그 사람은 기쁘게 자기 ‘고향’을 떠나는 사람입니다. … 세례 전의 우리의 ‘고향’, 곧 우리 육체는 죽음의 땅이었습니다. 그러나 세례를 통해 그 땅은 산 이들의 땅이 되었습니다. “저는 산 이들의 땅에서 주님의 선하심을 보리라 믿습니다”(시편 27,13)라는 시편 저자의 말은 이 땅을 가리킵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 죽어가는 이들이 아니라 산 이들의 땅, 악덕들의 땅이 아니라 덕들의 땅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우리가 세례를 받은 뒤에 악덕의 진구렁으로 돌아가지 않을 때, … 해당하는 말입니다. …(아를의 카이사리우스 「설교집」 81,1).
“네 친족을 떠나라” 여기서 ‘친족’은 … 나쁜 습관으로 인해 자라고 커진 악덕과 죄들로 이해됩니다. … 우리가 세례를 통해 모든 악에서 벗어난 뒤에 게으름에 빠져 소홀해진다면, 복음서의 다음 말씀이 우리에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하고 …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마태 12,43-46). 그러니 우리는 “자기가 게운 데로 되돌아가는 개처럼”(잠언 26,11) 우리의 죄와 악덕으로 돌아가는 일이 절대 없도록, 그것들, 곧 우리 ‘친족’들을 떠나갑시다(아를의 카이사리우스 「설교집」 81,2).
노성기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