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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가해 연중 제7주일(02.23)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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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0-02-28 11:00 조회11,74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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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제 7주일 가해

 

 

마음의 진화

 

 

태초에 하느님은 보이지 않는 엄청난 사랑의 힘으로, 눈에 보이는 우주공간과 물질을 창조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물질들은 억겁의 세월동안 진화를 계속하여 지금의 식물과 동물이 되고 인간도 되었습니다. ·식물과 달리, 인간은 기술문명을 발전시키며 진화했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는 문자와 음악과 동영상들이 허공에 가득 떠다니고 있고, 뇌파만으로 컴퓨터를 작동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생각하는 대로 실재가 되는 세상이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그런 발전이 우리의 행복을 보장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최첨단의 기술발전이 무색하게 아직도 굶어죽는 사람도 많은데, 인간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수백만 마리의 가축을 땅에 묻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고, 인류는 언제든지 스스로를 멸종시킬 수 있는 무기도 잔뜩 만들어 놓았습니다. 기술문명이 발전하여 우리 몸은 편해졌다지만 마음은 그리 편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창조주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창조하신 인간이 완전함에 이르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과연 그 완전함은 무엇입니까? 그 완전함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마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즉 육체의 진화가 아니라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마음의 진화가 더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육체가 진화한다는 것은 고통이 따르는 일입니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자신을 끊임없이 바꿔야 하고, 진화를 멈추면 도태되어 죽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진화라는 것도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원수를 용서하고 악인에게도 자비를 베풀고, 오른뺨을 맞았을 때 다른 뺨마저 대주고, 정말 싫은 사람과 이천 걸음을 함께 걸어 가주고, 대놓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하고 사랑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고통이 따릅니다. 자비를 베푼다는 것도 사실은 나의 손해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런 고통과 손해를 감수해야만 우리 마음은 완전함을 향해 진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완전함에 이르는 길이셨습니다. 예수님은 고통과 손해의 멍에를 지고, 온유하고 겸손하게 그 길을 먼저 잘 걸어가셨습니다. 우리도 그 길에 초대받은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의 완전함에 초대받은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교우 여러분, 사람은 세월이 지나 나이가 들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곱게 늙어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 말들은 세월이 지나면 늙어가는 그 육체를 통해서 제대로 된 마음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과 자비, 인내와 희생, 온유와 겸손을 갖춘 완전함에 가까운 그 마음 말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마음 사정은 어떠하십니까? 거룩함과 완전함을 향하여 잘 진화하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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