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번째 신앙의 해,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 2014, 0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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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마영마리아 작성일14-06-23 17:27 조회17,289회본문
< 두 번째 신앙의 해,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 2014, 06, 22
어제 늦은 시간에도 열심히 오늘 강론을 준비했는데,
매일미사에 나와 있는 오늘의 묵상을 읽다보니 제가 준비한 강론보다
이 묵상 글이 훠~얼씬 제 맘에 들어 제가 준비했던 강론을 과감히 버리고
오늘의 묵상에 약간의 살을 붙여 오늘 주일미사의 강론으로 대신했다.
- 오늘의 묵상 -
오늘 우리는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주님 만찬 성목요일의 마지막 만찬을 다시 한 번 성대히 기념한다.
교회는 주님 만찬 성목요일에는 일체의 화려함을 피하고,
성령 강림 대축일이 지난 뒤에 거행하는 오늘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에
예수님의 몸과 피로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생명에 대하여
감사하고 마음껏 기뻐한다.
이러한 기쁨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신심 행위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뒤에 이어지는 성대한 성체 거동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쉽게도 여러 이유로 아주 드물게 볼 수 있으나,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의 많은 교회에서는 이날의 성체 거동을
공동체의 중요한 신심 행사로 여긴다고 한다.
그런데 문득 이러한 의문이 들었다.
‘성체 거동의 화려한 행렬을 하는 이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성체를 앞세우고 거리로 나온 이유를 생각해 보았을까?’
비록 외적인 성체 거동을 하지 않더라도
성체 성혈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게 하는 오늘
우리도 이러한 질문에서 예외는 아니다.
‘왜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거리로 나가(야만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좋은 답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장 시절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의 성체 거동에 앞서 행한 강론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 강론에 따르면, 다름 아니라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간직하고 그 안에 머물기 위하여 거리로 나간다고 한다.
곧, 길이신 주님 안에 머물려면 단지 제자리에,
제 보금자리에 ‘머물러서’ 안 되므로 거리로 나선다는 것이다.
교황님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의 근본정신을
‘머물고 기억하며 걷는 것’이라고 요약하시며 다음과 같이 권고하신다.
“우리는 사랑 안에 머물기 위하여 걸으면서 그분의 행위를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걸어야 한다.
그러나 어디서 왔는지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 유념하면서 걸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기억 속에서 걸어야 하고, 기억하면서 걸어야 한다.”
이 기억은 사랑의 기억일 것이다.
그 사랑은 안락한 곳에 머무르는 사랑이 아니라
정의를 위한 투신과 아픔을 아는 사랑이다.
그리스도인들이 거리로 나서는 것은,
벗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기는 사랑이
바로 주님의 사랑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거리에서 봉헌하는 미사’를 두고 여러 말이 있었음을 안다.
이웃에 대한 참된 사랑은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과 함께 ‘거리’로 나서게 하며,
이것이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길임을 ‘기억’해야겠다.
- 살 붙임 -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 중에 아주 자주 반복되는 말씀이 있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믿어지는 말은 누구나 자주 반복되이 사용하게 된다.
예수님의 가르침도 마찬가지이다.
예수님의 반복되는 말씀은 "사랑하라!" 이다.
교황님의 반복되는 말씀은 "나가라!" 이다.
李神父의 반복되는 말은 "내맡겨라!" 이다.
오늘의 묵상을 읽어보니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왜 자꾸 "나가라!" 고 외치시는 그 이유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예수님의 사랑(참된 이웃사랑)을 기억하고 그 사랑 안에 머물기 위함"이다.
이제 드디어 7월부터 저는 교황님의 사목 방침에 동참하기 위해,
몇몇 교우들과 함께 신주쿠로 나가서 이웃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게 된다.
세계 최초로 신부가 店長이 되어 운영하는 선교북카페 "도쿄-어밴던하우스"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