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번째 신앙의 해, 사순 제5주일 > 2014, 04,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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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마영마리아 작성일14-04-06 22:16 조회16,706회본문
< 두 번째 신앙의 해, 사순 제5주일 > 2014, 04, 06
과부 사정 과부가 안다는 속담이 있다.
병자 사정 병자가 잘 안다.
제가 평일미사 강론에서는 말씀드렸지만
제가 과거에 평화방송의 상무이사로 갈 수 있었던 것은
제가 방송학을 전공했기 때문이 아니라 당시의 평화방송 사장 신부님께서
당신이 군종신부 시절 큰 교통 사고로 죽음 직전까지 경험해 보셨고
그러한 경험이 있었던 신부는 무언가 다르겠지 하는 생각으로
저를 픽업해 주셨고 거기에 더해 저의 "명예욕"이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죽은 라자로를 살려 주셨다.
하느님께서는 저에게 "이러다가 죽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깨우쳐 주시고
병으로부터 저를 살려주셨다. 죽었던 라자로를 살려 주셨듯이 저를 살려주셨다.
다시 살아난 라자로는 얼마나 기뻤을까, 저와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제가 한국에서 강의를 다닐 때마다 빼먹지 않고 외치던 소리, "오, 복된 병이여!"
병을 크게 앓아 보았고 인생의 허무함도 체험해 본 사람이 외치는 소리이다.
요한 복음 뒤의 12장에서 라자로의 이야기가 잠깐 언급되었을 뿐이지만
예수님에 의해서 다시 살아난 라자로의 남은 일생은 오직
"예수님만을 위한 일생"이었을 것이 너무 분명하다.
제가 전하는 내맡김의 영성을 마른 스폰치처럼 빨아들이는 분들 중에는
영육간에 큰 병을 앓아본 분들이 많은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얼마전 우리 교우 중에 갑자기 큰 병이 발병되어 고통 중에 계신 분을 찾아갔다.
그분은 신앙적인 경험이 많은 분이셨는데 갑자기 큰 병을 얻게 되니
가장 많이 생각나는 것이 제가 전하는 내맡김의 영성이었다고!
아마 그분이 건강을 되찾으시면 하느님을 크게 증언하실 것이다.
신앙은 체험이다, 체험 없는 신앙은 빈약하기 그지없다.
죽었다가 살아난 라자로의 증언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라자로의 증언만이 아니라 죽은 라자로가 살아난 것을
지켜본 사람들의 증언도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그러기에 오늘 복음의 다음 장인 12장에서 수석사제들이
예수님만이 아니라 라자로까지 함께 죽이기로 결의했던 것이다.
동경한인성당 교우 여러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난달 23일
바티칸 광장의 삼종기도 시간을 이용하여
"우리 사람을 변화시키는 주님과 만나라"고 간곡히 요청하셨다 한다.
내맡김의 영성과 화살기도가 아닌 다른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정말 "하느님을 체험" 하시기 바란다,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