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가해 사순 제2주일(03.08)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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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0-03-08 10:56 조회11,774회본문
* 사순 제 2주일 가해
"존재적 변신“
우리는 사순절의 가운데 와있습니다. 사순절 첫날인 재의 수요일에 우리는 우리 머리에 재를 얹었습니다. 재를 얹은 이유는, 그냥 이렇게 살다가는 언젠가 재가 되어버리는 허무한 인생이 될지 모르니 사순절에는 광야에 나가 진실을 찾으라는 뜻에서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얼굴 이야기가 나옵니다. 해와 같이 빛나는 예수님의 얼굴.
우리의 얼굴은 어떻습니까? 빛이 납니까? 하느님 자녀의 얼굴입니까? 영원을 사는 사람들의 얼굴 맞습니까?
현대사회는 이미지의 시대입니다.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안경을 바꾸고 옷차림을 바꾸면 장사도 잘 되고, 스타도 되고, 대통령도 넘보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변신이 아니고 외모의 치장을 통한 눈속임에 불과합니다. 요새는 왜 그렇게 성형외과가 많아지는 것입니까? 성형된 자기와 돈 그리고 명예를 빼면 도대체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 진정한 자기는 어디 갔습니까?
한 사람이 길을 가다가 어떤 스님을 만나 함께 술을 잔뜩 마시게 되었답니다. 그 사람이 술에 취해 곯아떨어지자 짓궂은 스님은 그 사람의 머리를 홀랑 깎아버리고 가버렸답니다. 한참 뒤에 술에서 깨어난 그 사람이 시원해진 자기 머리를 만지며 하는 말, “어? 스님은 여기 있는데 나는 어디 갔지?”
예수님은 오늘 어느 높은 산에서 진정한 변신을 보여주십니다. 인간이 하느님이 되는 엄청난 변신 말입니다. 그 변신은 외모의 일시적 변신이 아니라 존재의 본질을 달리하는 변신입니다. 우리도 늘 그런 ‘존재적 변신’을 추구해야 합니다. 좀 더 선하고 정의롭고 아름다운 본성을 되찾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늘 그 모습 그대로 익명 속에 안주하는 삶을 떨쳐 버려야 합니다. 질그릇 같은 우리 안에 숨어 계신 빛나는 하느님의 모습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변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셨다가 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나약하고 안일한 나를 죽여나가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쉬운 길은 우리를 나약하게 만듭니다. 항상, 힘을 길러주는 힘든 길을 택해야 합니다.
“네 고향과 친척과 아비의 집을 떠나라” (제1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