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번째 신앙의 해, 부활 제6주일 > 2014, 0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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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마영마리아 작성일14-05-25 21:01 조회17,046회본문
< 두 번째 신앙의 해, 부활 제6주일 > 2014, 05, 25
오늘 3가지 성경 말씀인 제1독서, 제2독서, 복음에서는
신앙 생활의 패턴(모범, 형식)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신앙 패턴은 누구에게나 예외됨이 없이 작용되는 패턴이다.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받아들이려면 누구나
가장 먼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라는
<로마서10,17>의 바오로 사도의 말씀 그대로이다.
그 다음으로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는 일"이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하신 <마태28,19>그대로이다.
그 다음으로는 "성령을 받아야" 한다.
신약성경에는 "성령"이라는 말이 무려 196번 등장한다.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을 잉태하시게 된 것도,
단식하러 광야에 나가신 것도,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것도,
군중들에게 말씀을 선포하실 때에도 모두 성령에 이끌려 하셨던 것이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성령을 받으라"고 말씀하셨고
제자들은 오순절에 예수님의 그 말씀대로 성령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신앙의 한 패턴 "들음 즉 말씀을 받아들임 -
세례 - 성령 받음" 이라는 공식(형식)이 성립됨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을 통하여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세례를 받았다고 누구나 성령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오늘 제1독서 <사도8,16>의 "그들이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을 뿐,
그들 가운데 아직 아무에게도 성령께서 내리지 않으셨기 때문이다."라는
말씀을 통해서 보더라도 그것이 사실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세례성사를 통해서 성령을 받지 못한 사람이
"견진성사"를 받으면 저절로 성령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저는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다.
제가 그동안 30여년 동안 사제생활의 경험에서 나온 대답이다.
제가 동경한인성당에 부임해서도 두 차례의 견진성사가 있었으나
그후의 견진성사를 받은 신자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 그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성령을 받으려면 "성령께서 내려오셔야(사도8,16)" 한다.
성령은 아무에게나 내려가지 않으신다.
성령께서 내려가고 싶은 사람에게만 내려가신다.
한 번 생각해 보시라!
"성령께서 내려가신다" , 즉 "성령을 받는다"는 말은
다른 말로 "하느님과 일치한다" , "하느님을 체험한다"는 말과 같은 말인데,
여러분같으면 아무 사람하고나 일치, 하나되기를 바라시는가?
나를 사랑하고 나의 말을 알아듣고 이해하는 사람외에는
서로 하나, 일치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만일 있다면? 크~
따라서, 성령을 받은 사람들의 모습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과는 다르다.
달라도 보통 다른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 차이이다.
성령을 받은 사람들은 오늘 제2독서의 말씀대로
자신들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주님 즉, "주인님"으로 모시고 살아간다.
다른 말로 "하느님 중심적인 삶"을 살아가기에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의 말귀를 잘 알아듣고 잘 따른다.
그러하기에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대로
예수님을 사랑하며, 그것도 "죽도록 뜨겁게 사랑"하며,
그러하기에 또 자연히 예수님의 계명을 잘 지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무지 중요한 말씀이다.
"예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이 먼저라는 말씀인 것이다.
또한,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예수님께서 그 사람에게 성령을 보내주신다.
예수님을 사랑하여 예수님으로부터 성령을 받은 사람의 증거는,
즉 하느님을 체험한 사람의 증거는 자신 안에만 갖혀 있지 않고
자신을 벗어나서 "다른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한다"는 것이다.
매일미사의 '오늘전례'의 말씀이 바로 그 말을 설명해 주고 있다.
"오늘은 부활 제6주일입니다.
초대 교회에서 제자들의 부활체험은 말씀의 선포로 이어졌습니다.
선포되고 전해진 말슴은 모든 이에게 기쁨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부활 신앙을 고백하는 우리 역시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선교생활을 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슬픔에 잠긴 이들,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먼저 전할 것을 다짐합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대로
"성당 밖으로 나가서 그들과 대화하고 함께 해야" 합니다.
< 나가라! 대화하라! 함께 하라! > 교황 프란치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