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가해 재의 수요일(02.26)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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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0-02-28 11:09 조회11,740회본문
* 재의 수요일 (마태 6,1-6. 16-18)
“재(災)와 진실”
들꽃, 풀벌레, 들짐승, 날짐승, 나무, 바위, 산, 바다, 하늘, 별...
이 모든 피조물은 누가 보든, 안보든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창조주 하느님을 드러내고 찬미하고 있는데, 유독, 인간만은 왜곡되고 부자연스러운 모습에 갇혀 하느님을 드러내지 못하며 살아갑니다.
보통, 우리 인간은 바람같이 지나가는 세월 속에 인생 연극을 하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 모든 것을 의심하고 후회하게 됩니다.
‘이대로 이렇게 살다가 결국 허무하게 한 줌 재(災)가 되는 것이 인생인가?’
우리 교회는 의미 있게 부활절을 맞이하기 위해 40일 동안 극기와 희생의 '사순절'을 보냅니다. 그리고 '재(災)의 예식'으로 그 사순절은 시작됩니다.
사순절은 나태와 분노와 욕심으로 흐려졌던 우리 눈빛과 영혼이 회개와 보속을 통해 다시 그 아름다움과 맑음으로 돌아오는 때입니다.
재의 예식에서 우리는 우리의 귀한 머리에 재를 뿌리는데, 그 이유는 진실을 보자는 것입니다. 온갖 화려한 가식과 비뚤어진 고집을 벗어버리고, 진실되고 자연스러운 본래 모습을 찾자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인간도 피조물이기에 창조주가 원하는 창조 목적에 합당한 모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것을 가르치려 목숨 바친 예수님의 피와 사랑이 헛되지 않도록, 하느님이 원하시는 우리의 본모습과 그 역할을 되찾아야 합니다.
자, 사순절의 시작을 알리는 재의 예식, 피할 수 없는 전쟁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