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가해 사순 제5주간 목요일(04.02)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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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0-04-02 09:30 조회12,921회본문
* 사순 제 5주간 목요일 (요한 8,51-59)
"사랑, 영원의 문"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 따지기를 특히 좋아합니다. 싸우다 말고 다짜고짜 “당신 몇 살이야?” 하고 묻습니다. 또 자기가 가진 골동품이 무척 오래된 것이라며 자랑하기도 합니다. 피라미드가 몇 천 년 전의 건축물이라며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이 모든 것이 영원한 것을 갈망한다는 뜻입니다.
과연 영원을 산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끝없는 장수를 말합니까? 아닙니다. 그것은 과거, 현재, 미래를 나누지 않고 오늘을 충실히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긴 인생이라는 선(線)을 살려 하지 말고, 오늘, 지금이라는 점(點)을 충실히 사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영원의 문은 먼 훗날 언젠가 열리는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에서 두려움 없이 충만하게 사랑할 때 열려있습니다.
육체를 가진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것은 늘 두렵고 황당한 일입니다. 하지만 영혼을 가진 우리는 육체로부터,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영혼은 사랑을 먹고 삽니다. 그러므로 사랑 말고는 죽음이라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새는 나뭇가지가 부러져도 날아갈 날개가 있기에 가냘픈 나뭇가지 위에서도 즐겁게 노래한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육체의 죽음을 이기는 영혼이라는 날개가 있기에 부러질 것 같은 인생의 나뭇가지 위에서 오늘도 축제를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어두움과 눈물을 거두고 오늘 여기서 사랑의 축제를 살아야 합니다.
“당신은 아직 쉰 살도 되지 않았는데
아브라함을 보았다는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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