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나해 연중 제2주간 화요일(01.19)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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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1-01-20 09:23 조회7,496회본문
* 연중 제 2주간 화요일 (마르 2,23-28)
“성(聖)과 속(俗)의 경계는?”
우리가 성체를 모시는 것은 깨끗한 밀떡을 받아먹는 단순한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인격과 내 인격이 하나 되는 신비로운 일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겉이 깨끗한 그런 분이 아니셨습니다. 예수님은 냄새나는 병자들과 함께, 고약한 죄인들과 함께 어울리셨습니다. 예수님은 지저분한 시장바닥을 기다시피 십자가를 지고 가셨으며, 온몸에 피땀이 범벅이 되고 침뱃음을 받으며 발가벗겨져 돌아가셨습니다. 그렇지만 그분의 성스러움은 하나도 더럽혀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다윗 일행의 배고픔은 추한 것도 아니고, 불법적인 것은 더욱 아닙니다. 그 배고픔은 오히려 성스럽고, 정당한 것이었습니다. 법으로 배고픔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법으로 배고픔을 해결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배고픔은 사랑과 이해와 도움으로 해결되는 것이며, 사랑과 이해는 법을 넘어서 있는 것입니다.
착하고 순수한 마음이 성스러운 것이지, 계명을 지키고 깨끗한 성전에 머문다고 성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오늘도 미사 중에 피땀이 범벅된 예수님의 몸을 먹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