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가해 연중 제29주간 수요일(10.21) 고찬근 루카 신부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0-10-22 09:30 조회8,181회본문
* 연중 제 29주간 수요일 (루카 12,39-48)
"거저 주는 아름다움"
"너희는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많이 받은 사람은 많은 것을 돌려주어야 한다." 예수님이 자주 하신 말씀들입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도 "많이 가진 사람은 줄 것이 적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참 옳은 말씀입니다. 많이 갖기 위해 인색해진 사람이 주는데 관대할 리 없는 것입니다.
이는 물질에 대한 이야기지만, ‘물질적’으로 부자인 사람은 ‘영적’으로 줄 것이 없다는 이야기로도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물질은 영적 눈을 멀게 하니까요. 우리 교회도 물적으로 부자가 되어, 영적으로 줄 것이 없어져 버린 그런 교회는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교회는 ‘주는 것’을 배우는 곳입니다. 물질 때문에 울고, 웃고, 죽고, 사는 이 삭막한 세상에서 교회는 ‘거저 줌(free-giving)'을 체험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받기만 하려는데 우리를 보는 세상 사람들이 줄 줄을 알겠습니까?
좀 역설적인 말이겠지만 교회가 소유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은 ‘가난’입니다. 더욱 역설적인 말이 되겠지만 교회가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 역시 ‘가난’입니다. 가진 것을 모두 거저 내어주고 가난하게 되어버린 그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우리 교회도, 그렇게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 여유, 그 평화를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