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0 가해 연중 제20주일(08.16) 신성길 니콜라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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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0-08-16 17:18 조회9,065회본문
연중 제20주일 – 편견을 깬다는 것
복음서의 이야기들 안에서 가끔은 예수님도 유대인의 전통적 사고방식에 갇혀 있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예수님은 유대인 부모에게서 태어나셨기에 어려서부터 유대인의 율법과 생활방식을 배웠습니다. 지금은 여행이 자유롭고 인터넷이 발달해 다른 나라를 방문하고 다른 민족의 삶을 간접 체험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나, 예수님 당시에 대개의 유대인들은 평생 이스라엘 땅과 문화 속에 살았습니다. 그래서 고대 사람들은 이방인들의 삶이나 문화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고, 이방인들의 지역에 가 본 적도 드물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방인들과 문화에 대한 편견, 무지, 배척, 경계 등이 있었습니다.
그런 예수님이 오늘 티로와 시돈 지방에 가셨습니다. 티로와 시돈은 이방인의 지역이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이방인 여인을 만납니다. 이 여인에게는 딸이 있었는데, 마귀가 들려 고생하고 있었습니다. 여인은 간절한 마음으로 예수님의 도움을 청합니다. 처음에는 예수님도 보통의 유대인들처럼 이방인들에 대한 편견이 있었기에 이스라엘 사람들을 먼저 돌보아야 한다고 말씀 하십니다. 그러나 이방인 여인은 간절한 마음으로 예수님께 의탁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마음이 움직여 이방인 여인의 딸을 고쳐 주십니다.
예수님도 유대인으로서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방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이 여인의 청을 거절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위대함은 여기서 나타납니다. 유대인의 사고방식을 고집하기 보다 여인의 믿음을 보신 것입니다. 율법대로라면 정결한 유대인으로서 정결하지 못한 이방인과는 상대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구원의 일은 의무적인 율법 준수보다 사람을 살리는 것이 늘 앞서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구원 의지가 이방인에 대한 편견과 배척보다 강했기에 여인의 딸을 고칠 용기를 내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