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0주일 –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 점 하나에 울고 웃는 사랑

제가 강론대에 서면 우리 신자분들 중에는 ‘신신부가 오늘은 또 어떤 실없는 유머로 강론을 시작할 것인가?’하고 기대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서 오늘은 유머 아니고 노래로 준비해 봤습니다. 요즘 한국에 트로트가 열풍이라고 해서 트로트 곡으로 준비 했습니다.   

“남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지우고 님이 되어 만난 사람도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도로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 성당 안이라 좀 덜 꺾었습니다. 김명애라는 가수가 부른 “도로남”이라는 곡의 가사입니다. 참으로 우리 인생에는 이렇게 장난 같지만 거부할 수 없는 현실같은 이야기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관한 말씀입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리스도교 최고의 가르침입니다. 이 사랑의 의무는 그리스도교인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하기에 우리는 사랑의 계명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든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기 위한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게 우리 그리스도교인의 삶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저마다 지닌 각자의 방법대로 정성과 성의를 다해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느님을 예배하고 그분의 말씀을 깊이 새기며 이웃을 위해 가진 것을 나누고 성실한 봉사를 통해 어떻게든 하느님 사랑이 이 땅에 구현되고 이웃 사랑이 우리를 통해 꽃 피우기를 바라며 전심전력을 다해 사랑을 실천합니다. 그게 우리 그리스도교인이 실천하는 사랑의 방법입니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사랑에 실패합니다. 나를 돌보아 주시고 구원해 주신 하느님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그분께 목숨까지 바칠 것처럼 으시대다가도 “하느님이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어? 하느님은 왜 나와 내 가족에게 이런 불행을 계속해서 주시는 거야? ”하고 하느님 믿은 것을 후회하며 그분 곁을 떠납니다.

성당에서 만난 교우들이 가족보다 더 가깝고 나의 속사정과 마음을 너무나 잘 알아주기에 간이라도 빼 줄 것처럼 사랑 했다가도 내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깊은 상처를 주는 말이라도 들으면 “성당 사람들이 더 하네? 지가 날 얼마나 안다고? 사랑은 무슨 개뿔”이라고 불평불만을 털어놓고 성당에 안 나옵니다. 그렇게 단단할 것 같던 하느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도 일상의 불행과 단순한 말 한마디에 일순 무너지고 맙니다. 마치 점 하나에 울고 웃는 장난같은 인생 같습니다.

우리 인간 관계도 비슷합니다. 너무나 사랑해서 평생 같이 있고 싶어서 선택한 사람인데 이혼할 때는 둘도 없는 원수가 됩니다. 사랑의 결실로 태어나고 사랑을 다해 키운 부모자식간에 대화 없는 가정은 늘어만 갑니다. 너무나 믿고 의지한 사람이 배신하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운 사람이 됩니다. 님이 남이 되고 님이 놈이 되는 장난같은 인생입니다.

오늘 우리는 마태오 복음을 통해 사랑의 이중 계명을 다시 들으며 그리스도교인의 사명을 되새깁니다. 우리 또한 어떻게든 어긋난 하느님 사랑과 뒤틀린 이웃사랑을 되돌리고 싶어 합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어떻게 해야 돌이킬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합니다. 왜냐하면 잘못된 관계를 바로잡아 제대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처럼 하느님과 이웃을 다시 뜨겁게 사랑하기를 바라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삶 안에서 잘못 찍은 점들이 있다면 과감히 지우고, 반대로 제대로 찍어야 할 점들이 있다면 과감하게 다시 찍자고 말씀 드립니다.

우리는 하느님 사랑에 있어 이기심, 욕심, 요구, 불신앙의 점을 지우고 믿음, 기도, 헌신, 희생의 점을 다시 찍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웃 사랑에 있어 자존심, 체면, 명예, 몰이해의 점을 지우고 성실, 봉사, 배려, 이해의 점을 다시 찍어야 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지우고 다시 찍어야 할 점들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에게 같은 것은 분명히 지워야 할 점들과 반드시 찍어야 할 점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구분하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우리의 진실된 기도와 진지한 성찰은 그 구분을 도와줄 것입니다. 그랬을 때 우리의 어긋난 사랑은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오리라고 믿습니다.

그런 진실된 기도와 진지한 성찰을 하는 이번 한 주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회복은 분명 여러분의 삶을 기쁨과 희망으로 가득하게 해 줄 것이고 우리가 당면한 여러 어려움들을 헤쳐나갈 용기와 힘을 줄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이 진실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통해 깨닫게 되는 진정한 인생사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