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나해 부활 제2주간 월요일(04.12)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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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1-04-11 17:08 조회6,740회본문
* 부활 제 2주간 월요일 (요한 3,1-8)
“바람처럼”
우리 인간들은 무척 똑똑하여 사회장치를 잘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평생을 살아갑니다. 태어나면 출생신고, 살아있을 땐 주민등록, 죽으면 사망신고.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다 알 수 있습니다. ‘꼼짝 마라.’입니다. 또한, 유치원에 가야하고, 학교 가고, 군대에 가고, 결혼하고, 아이들 기르고, 시집장가보내고, 병원 다니다가 죽습니다. 인생이란 것이 대충 어떻게 전개될지 모두 비슷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니코데모라는 바리사이 원로도 당시의 사회 안에서 엘리트의 길을 걸어 상당한 위치에 도달한 사람으로서 부러울 것이 별로 없었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예수님의 자유에 대한 부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체면상 밤에 찾아와 젊은 스승에게 한 수 배우려 합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영으로 새로 태어나면 바람이 불고 싶은 데로 불어가듯이 살아가게 된다고 가르쳐 주십니다.
우리도 오늘 예수님 말씀처럼 영으로 다시 태어나, 바람처럼, 구름처럼, 하느님이 가라고 하시는 데로 가고, 하느님이 하라고 하시는 대로 하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루하루는 반복되는 일상이 아니라,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는 보물 상자 같은 하느님의 선물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