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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나해 연중 제20주간 목요일(08.22)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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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08-23 09:28 조회68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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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제 20주간 목요일 (마태 22,1-14)

 

 

하늘나라 초대장

 

미사를 봉헌할 때 교우들이 많이 와계시면 기쁘고 감사하지만, 썰렁하게 몇 분밖에 안 계시면 사실 좀 서글퍼집니다. 그것은 제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예수님이 불쌍해서 그렇습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돌아가셨다는 것을 기념하는 것이 미사이건만, 정작 우리는 미사참례보다도 바쁘고, 중요하고, 즐거운 일들이 더 많이 있습니다. 우리를 만드신 하느님도, 우리 죄를 용서하기 위해 돌아가신 예수님도 어떻게 보면 참 딱한 분들이십니다. 우리 인간들의 끝없는 배신과 무관심으로 무던히도 속을 썩고 계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늘나라는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 그리고 평화가 실현된 나라입니다. 인간 역사 안에 어느 누구도, 어떤 시대도 이룩하지 못했던 사랑의 나라입니다. 예수님은 그 하늘나라를 선포하시고, 이 세상에 하늘나라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시다 돌아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신 것이 바로 하늘나라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당대의 사람들은 그 사랑의 나라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습니다.

 

로마는 이스라엘을 힘으로 누르고, 이스라엘에는 힘과 권력에 타협하든지, 원한을 품고 혁명을 꿈꾸는 그런 사람들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모든 문제의 해결 방법으로 용서와 사랑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예수님 당대의 사람들은 거기에서 거리가 멀었습니다. 사랑을 위한 예수님의 외침과 몸부림은 시끄러운 비난과 경멸 속에 십자가 위 고독한 죽음으로 끝났습니다.

 

지금도 하늘나라 혼인잔치의 초대장은 계속 우리에게 날아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창조주 하느님을 아버지로 소중히 받들고, 예수님 사랑의 길이 인생의 유일한 정도(正道)임을 인정하고 동참할 때, 우리는 하늘나라 잔칫상에 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점점 더 하늘나라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도 혹시 하늘나라 잔칫상이 아니라 지상의 잔칫상에 더 애착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까? 훗날 가슴을 치며 통곡할 일을 오늘도 만들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는 종들을 보내어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마태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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