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02.10)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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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02-11 10:11 조회2,267회본문
* 설 명절 (루카 12,35-40)
"먼저 가신 고마운 분들“
주인이 문을 두드리면 곧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라는 오늘의 복음 말씀은 우리에게 죽음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보다 먼저 살다 가신 많은 분들은 어떻게 어디로 돌아가셨을까? 한없이 살 것처럼 많은 것을 계획하고 많은 일을 하시다가 준비가 덜 된 마지막을 맞이하지는 않으셨을까?
우리가 희망하는 것만큼 많은 것을 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습니다. 중요한 것만 하기에도 우리에게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 인생은 덧없이 사라지는 안개와 같고, 하룻밤 꿈과 같고, 아침에 돋았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 풀과도 같은 짧은 것인데 말입니다. 그런 것을 보면 우리 인생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너무 짧은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은 어떤 목적을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인이 문을 두드리면 열어주려고 기다리는 인생 말입니다.
올해도 우리는 설 명절을 맞이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특히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은 시대이지만, 명절만큼은 지나온 시절을 되돌아보는 때였으면 좋겠습니다. 바쁘게 정신없이 메마른 듯 살아온 우리의 과거이지만, 그래도 돌아보면 아름다운 추억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나를 가르쳐주신 분도 계셨고, 내 고민을 들어준 친구도 있었고, 나를 도와준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아름다운 사람들을 돌아보는 날입니다. 바닷가 모래알처럼 수많은 사람 중에 어떻게 그런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지요. 특히 먼저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좋은 추억을 되돌아보는 그런 날이 오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설날 선물로 여러분께 몇 가지 좋은 말들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한 가슴에 난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다면 난 헛되이 산 것이 아니다. 한 인생의 아픔을 달래 줄 수 있다면, 한 고통을 위로해 줄 수 있다면, 기운을 잃은 한 마리의 작은 새(개똥지빠귀)를 둥지에 데려다줄 수 있다면 난 헛되이 산 것이 아니리라. - 에밀리 디킨슨
내가 젊었을 때, 나는 똑똑한 사람들을 훌륭한 인간으로 알았다. 이제 나이가 들어, 나는 친절한 사람들이야말로 훌륭한 인간임을 알았다. - 아브라함 헤셀
나이가 사랑으로부터 당신을 보호해주진 못한다. 하지만 사랑은 나이로부터 당신을 보호해준다. - 쟌느 모로우
당신은 자신이 언제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선택할 수 없다.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것이다. - 존 바에즈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소박하게 아름답게 인생을 살면서, 언젠가 우리를 부르실 하느님을 잘 기다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