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나해 연중 제9주간 목요일(06.03)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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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1-06-04 09:32 조회6,373회본문
* 연중 제 9주간 목요일 (마르 12,28-34)
“한 다리 건너있는 이웃”
예수님이 원하시는 계명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인데, 그것이 쉽지 않은 이유는 ‘온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고, ‘자기 몸같이’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시기 때문입니다.
미지근하게 기도하고, 다른 중요한 것, 다른 즐거운 것 다 챙기고 난 후에 남는 시간에, 남는 정성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온 힘을 다하여 무엇보다 먼저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것이 예수님의 첫째 계명입니다. 또한, 내 아픔, 내 가족의 어려움만 절실하고, 다른 사람들의 아픔은 한 다리 건너서기에 눈에서 멀어지면 그냥 그뿐인 그런 사랑이 아니라, 이웃의 아픔에도 내 가슴이 찢어지고, 이웃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내 마음과 내 시간을 우선적으로, 미련 없이 내어주는 그런 사랑이 예수님이 요구하시는 둘째 계명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무척 두꺼운 책으로 설명되어 있던 구약의 계명을 단 두 줄의 새로운 계명으로 압축해 주셨습니다. 단 두 줄밖에 되지 않는 예수님의 계명이지만 이 계명을 제대로 지키려면 온 힘과 온 마음과 온 정성과 심지어는 목숨까지 바쳐야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나와 내 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 다리 건너있는 이웃을 위해서 말입니다.
하느님은 참 이상한 분입니다. 직접 내 사랑을 받지 않으시고 꼭 이웃을 통해서 받고 싶어 하십니다. 어떤 때는 하필이면 내가 제일 싫어하는 그 사람을 통해 받기를 고집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