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나해 연중 제23주일(09.05) 신성길 니콜라오 신부님 > 강론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강론

2021 나해 연중 제23주일(09.05) 신성길 니콜라오 신부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1-09-05 11:20 조회5,937회

본문

연중 제23주일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세계를 보고 듣는 것

 

우리 인간이 살고 있는 자연 세계에는 실제로 존재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고 우리 귀에 들리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빛 중에는 자외선, 적외선, X선 같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광선이란 것이 있습니다. 소리 중에는 초음파라는 것이 있는데 인간은 들을 수 없고 몇몇 동물만이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과학이 발달하여 과거에는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비가시광선과 초음파의 존재를 알게 된 것 뿐 아니라, 현대 과학 문명에 이용하여 X선으로 사람 몸의 내부를 사진으로 찍고, 초음파를 이용하여 엄마 뱃속의 아기를 보고 심지어는 아기의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게까지 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과학자들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자연 세계의 내부를 관찰 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를 만들어 인간 문명을 발달시켜 왔습니다. 현미경으로 세포나 바이러스를 보고,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찰하며, MRI라는 의료 기계로 인간의 몸 구석구석을 검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과학의 도움을 받아 미지의 세계를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여 인간 문명을 발전시키는 도구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마르코가 전하는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귀가 들리지 않고 말을 할 수 없는 이를 고쳐 주시는 장면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특별한 치유의 능력으로 예수님께 데려 온 이를 정성스럽게 고쳐 주십니다. 우리가 복음서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예수님은 당신에게 온 병자들을 기적처럼 고쳐 주십니다. 의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이천년 전 예수님 당시를 생각하면 이는 놀라운 능력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의 복음 말씀을 들으며 이천년 전의 군중처럼 예수님의 놀라운 능력과 권위를 찬양합니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오늘 복음 말씀에서 눈여겨보고 싶은 단어는 에파타열려라는 단어입니다. 말 그대로 예수님께서 병자의 귀와 입을 고쳐주시며 들을 수 있게, 말할 수 있게 해 주시며 하신 말씀입니다. 당시에는 육체적 병고를 치유하기 위한 예수님의 말씀이었지만, 아마도 이천년이 지난 오늘의 현대 사회에서 듣는 열려라의 의미는 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열려라의 의미가 우리의 생각과 사고를 열어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세계를 보라의 의미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우리 크리스챤들에게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세계들이 있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하느님 나라, 부활, 승천, 기적, 사랑, 희망, 믿음 등은 무형의 존재로서 우리가 그리스도교 안에서 늘 이야기하는 것들이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고 우리 손에 잡히지 않는 세계의 내용입니다. 그래서 우리 크리스챤들은 그런 영적인 존재와 세계를 갈망하고 직접 피부로 느끼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일부의 크리스챤들은 마치 이런 세계가 특별한 영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적인 세계가 보통 사람들과는 거리가 먼 요원한 딴 세상의 신비한 이야기 정도로만 치부되고 맙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오늘 예수님의 열려라라는 말씀은 우리 모두가 영적인 세계에 열린 시각과 사고를 가지라는 주문이요 부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자연 세계 안에서 볼 수 없었던 빛과 소리를 과학적 도구를 사용해서 이제는 누구나 볼 수 있고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우리도 영적인 세계를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표징과 매개체들은 우리 주변에 늘 열려져 있습니다.

 

첫 번째로 하느님 말씀인 성경은 우리가 직접적으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책입니다. 하느님 말씀은 문자화 되고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 우리의 손 안에서 읽을 수 있고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예수님은 이천년 전에 오시어 보이지 않는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를 보여 주시고 들려 주셨습니다. 우리는 복음서가 전하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을 통해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하느님 나라가 어떤 모습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로 교회 공동체는 보이지 않는 영적인 천상 세계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우리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사랑과 소망과 믿음이 어떻게 구현되고 실천되는 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네 번째로 교회의 성사와 전례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느끼고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어떻게 하느님께서 인간을 축복하시며 돌보시는지 하느님은 인간의 삶에 어떻게 개입하시는지를 우리는 성사와 전례를 통해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 예수님의 말씀처럼 우리의 생각과 사고를 열 수 있는도구와 매개체들은 우리 곁에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열리지 못해제대로 하느님과 영적인 세계를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느님 말씀과 복음서와 교회 공동체의 성사와 전례에 진실되고 충실히 참여한다면 우리가 비가시광선을 볼 수 있고, 초음파를 들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세계를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열려야하는 이유는 참된 하느님과 참된 하느님 나라를 보고 우리도 참되고 기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입니다. 아멘.

 

 

 


접속자집계

오늘
1,704
어제
2,161
최대
3,012
전체
1,933,489

Copyright © www.tokyo-koreancatholic.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