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05.24)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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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1-05-23 16:36 조회6,692회본문
*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요한 19,25-34)
“아, 어머니”
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10년 정도를 준비해야 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세월입니다. 신학교에 입학한 신학생 중에, 결국 반 정도만 사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보따리 몇 번 싸려 했었습니다. 그리고 사제가 된 후에 사제로서의 삶도 쉽지 않습니다. 등이 간지러운데 손이 닿지 않을 때 말입니다.‸‸
그런데 사제의 삶보다 더 힘든 길을 가는 분이 바로 사제의 어머니입니다. 저의 어머니는 원하지도 않으셨는데, 제 고집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사제의 어머니가 되셨고, 그 후 한결같이 저를 위한 기도로 하루하루를 살아오고 계십니다. 행여 잘못하여 아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까 봐 늘 행동조심, 말조심. 다 아들 잘못 둔 죄입니다. 언젠가 어머니가 로마에 성지순례 가셨을 때, 순례객들이 계단을 무릎으로 오르며 기도하는 모 성당이 있었는데, 관절도 좋지 않으신 우리 어머니가 저를 위해 무릎으로 오르셨다 하셨습니다. 그 생각을 하면 감사하는 마음도 있고, 죄송하고 아픈 마음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어머니와 저는 공동으로 사제직을 수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 성모님도 당신 아들 예수님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우셨겠지만, 아마도 아드님이 가실 그 험난한 길을 예견하시고 평범한 아들로 살아가기를 바라셨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그 길을 택하시자 성모님도 함께 그 길을 걸으셨고, 당신 아들 시신을 받아 안을 때까지 모든 고통을 함께 겪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성모님과 예수님도 구원사업의 공동 주역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