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나해 연중 제30주일(10.24)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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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1-10-24 15:44 조회5,700회본문
* 전교주일 나해
“전교는 사랑을 전하는 것”
오늘은 우리의 가톨릭 종교를 만민에게 전하자는 전교주일입니다. 가톨릭이라는 말 자체가 ‘보편적’이라는 뜻이므로, 가톨릭 종교의 본질은 우리만 구원받아 우리끼리 잘 살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종교를 만민에게 전하여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종교를 믿으면 행복해집니까?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 교회와 절과 성당이 있습니까? 그래서 우리나라는 행복합니까? 어떤 현대의 예언자는 종교들의 충돌로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는 얘기도 합니다.
종교는 사랑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전교는 사랑을 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번 미사가 끝날 때마다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라고 다짐합니다. 복음이 무엇입니까? 복음은 예수님의 사랑에 관한 기쁜 소식입니다. 하느님을 혼신을 다하여 섬기고, 이웃을 자기 몸같이 여기며, 벗을 위해 죽기까지 사랑하신 예수님의 사랑이 이기적인 이 세상을 이겼다는 그런 기쁜 소식입니다. 그러므로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목숨 건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미사는 사랑 때문에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고, 우리도 우리의 살과 피를 먹이기 위해 세상으로 파견되는 예식입니다. 이기심으로 기름진 살과 피가 아니라 회개와 용서로 정화된 살과 피를 세상에 무상으로 내놓자는 것입니다.
전교는 정복이 아닙니다. 경쟁의 승리자가, 기득권의 소유자가 우월감에서 자비를 베푸는 그런 것도 아닙니다. 전교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어려운 신학적 용어로 설명하는 것 또한 아닙니다.
전교는 예수님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아픔 속에, 그늘 속에 던져져 있는 사람들 안에서 피눈물 나는 사랑을 사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를 통해 예수님이 다른 사람에게로 지나가시게 하는 것이 전교입니다. 혹시 나 때문에 예수님이 지금 지나가지 못하고 계시지는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