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나해 연중 제29주간 금요일(10.22)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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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1-10-23 09:23 조회5,574회본문
* 연중 제 29주간 금요일 (루카12,54-59)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가시나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람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당신의 쉴 곳 없네
오늘 독서 말씀에서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이중성을 한탄하면서 ‘나는 비참한 인간입니다’라고 고백합니다. 복음 말씀도 선이 어떤 것인지 알고, 악을 행하면 안 되는 것도 아는 인간이, 악을 행하고도 하느님과 이웃과 화해하지 않는 것을 꾸짖으시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우리 인간은 깨지기 쉬운 질그릇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이 그 나약함과 이중성과 교만함을 하느님과 이웃 앞에 인정할 때, 질그릇 같은 우리 육체지만 예수님의 성혈이 흐르게 되고, 가시나무 숲 같은 우리 마음속에도 하느님의 거처가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