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다해 연중 제5주일(02.06) 고찬근 루카 신부님 > 강론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강론

2022 다해 연중 제5주일(02.06) 고찬근 루카 신부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02-06 16:07 조회5,600회

본문

* 연중 제 5주일 다해

 

 

해변의 인생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스킨 스쿠버라는 것을 해보신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사람이 맨몸으로 30 미터 이상 바닷속으로 들어가기는 어렵고 위험하답니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우리가 바다를 잘 안다고 해도 그것은 해변에 불과합니다. 망망대해 수천 미터 바닷속은 어떤 세상인지 우리는 모르고 살아갑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까지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똑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똑같이 욕심내고 미워하고, 실망하고 상처입고. 이런 인생을 해변의 인생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이렇게 해변에 머무는 인생이 우리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한 번뿐인 우리 인생이 먹고, 마시고, 시집가고, 장가드는 것이 다는 아닐 것입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우리 인생에는 더 넓고, 더 높고, 더 깊은 세상이 있습니다. 지금보다 할 일도 많고, 배울 것도 많고, 만날 사람도 많습니다. 특히 사랑할 사람들이 무척 많습니다. 고개를 들고, 마음을 연다면 새로운 세상,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더 깊은 데로 나가서 그물을 내려라.'는 예수님 말씀대로 하니까 많은 고기가 잡혔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우리 인간 삶의 사정을 다 아시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지도 다 아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을 다 아시는 예수님께서, 고기를 잡아 생계를 해결하는 그런 삶을 넘어서는 다른 차원의 삶을 요구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사람을 낚으려면 고기를 잡는 그곳보다 더 깊은 곳에 들어가야 합니다. 더 깊은 물에 들어가려면 두려운 것이 당연한데 우리는 그 두려움에 도전해야 합니다. 이제 고기를 잡을 줄 알고,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산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도전하십니다. “고기 잡는 그물을 버리고 나를 따라라.” 생계의 수단을 포기하면 먹고 살길이 막연한데, 예수님은 그렇게 하고 당신을 따르라고 하십니다. “살 만큼 살았고, 배울 만큼 배웠다. 또다시 무엇을 하겠는가?” 하는 연세 지긋한 분들에게도 예수님은 도전하십니다. “고기 잡아, 먹고 사는 인생 말고, 참으로 기쁘고도 의미 있는, 사람 낚는 어부의 삶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사람 낚는 어부가 되려고 예수님을 따르려면 과감하게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야 합니다. 망설이면 힘들어집니다. 과감하게 현재의 것을 떠나야 하고,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면 안 되듯이 새로운 곳으로 전진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람을 낚으려 이웃에게 다가가지만, 그것은 내 일만 잘하면 다 되는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를 낮추고 들어가야 하고, 나를 희생해야 하고, 때로는 무시당하고, 오해당하고, 배신당하면서도 사랑하려 몸부림치는 힘든 일입니다. 잡힌 물고기가 몸부림치듯이 사람을 낚는 과정도, 세상 것을 놓지 않으려는 몸부림, 용서하지 않으려는 그 몸부림을 이겨내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낚은 사람이 용서와 사랑의 사람으로 평온해지게 되면 그것이 우리에게, 또한 예수님께 더없는 기쁨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혹시, 여러분 현재의 삶이 허무한 것을 추구하는 거품뿐인 해변의 인생은 아닙니까? 아니면 조금 깊은 곳에 가서 고기를 잡아, 먹고 살 줄 아는 평범하고 안정된 인생입니까? 부디 여러분의 인생이, 여러분의 여생이, 하느님의 사람으로 거듭나는 인생, 나아가 더 깊은 곳, 새로운 차원에서 하느님의 사람을 낚는 인생, 신의 아들 예수님이 함께하시는 신나는 인생이길 기원합니다.

 


접속자집계

오늘
1,857
어제
1,978
최대
3,012
전체
1,943,794

Copyright © www.tokyo-koreancatholic.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