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나해 연중 제28주간 목요일(10.14)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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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1-10-15 09:30 조회5,675회본문
* 연중 제 28주간 목요일 (루카 11,47-54)
“이 세대의 책임은?”
조선이 망하여 일본 식민지로 된 날이 1910년 8월 29일입니다. 그 해가 경술년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경술국치(庚戌國恥)’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그 날을 치욕스럽게 생각합니다. 혹자는 부끄러운 날이지만 기념일로 정하여 기억하여야 한다고도 합니다. 우리 역사 안에는 애국자도 많았고 매국노도 있었고, 매국노의 사주를 받아 애국자를 살해한 파렴치한까지도 있었습니다. 부끄럽건 자랑스럽건 우리 역사입니다.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시대는 과연 후대 역사책에 어떻게 기록될까요? 정치를 바로 세운 세대, 경제를 부흥시킨 세대, 교육문화를 쇄신한 세대, 통일의 발판이 되었던 세대 등등, 여러 가지 희망사항들이 있겠지만, 오늘의 현실에는 혼란스럽고도 절망스러운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방향키를 쥐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듯합니다. 역사 속의 각 세대는 그 세대마다 자기 역할이 있어야 합니다. 그 역할을 충실히 하지 않은 세대는, 역사라는 기차에 ‘무임승차’했다는 부끄럼을 남기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기들은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의 사랑을 받았으면서도 하느님께로 나아가려는 민중들을 엉뚱한 길로 인도한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에게 역사적인 책임을 묻고 계십니다. 한국의 가톨릭도 혼란스런 이 시대에서 역사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깊이 성찰해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