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다해 연중 제4주간 목요일(02.03)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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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02-04 09:36 조회5,117회본문
* 연중 제 4주간 목요일 (마르 6,7-13)
“여분(餘分)”
어떤 신부님이 고급 카메라를 구입했는데, 미사 봉헌하러 성당에 가면 사제관 옷장 속에 숨겨둔 카메라가 걱정이 되어 미사를 제대로 봉헌할 수가 없었답니다. 결국, 그것을 처분해버리고 말았답니다. 우리가 여행을 가거나 봉사활동에 가서도 항상 지갑을 어디다 보관할지 그것이 걱정거리입니다. 물질이나 돈은 제대로 그때그때 쓰지 못하고 지니고 있으면 오히려 우리를 속박하는 요물(妖物)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물질을 여유 있게 지니지 말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셨는데, 여유가 없다는 것은 '연습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늘 마지막으로 여기고 진지하고 성실하게 일하라는 말씀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봉사는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몸의 봉사’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마음이 담기지 않은 봉사를 원하지 않으시는데, 물질적 봉사보다는 몸으로 하는 봉사에 마음이 더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물질적인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바르게 잘 쓰일 때는 물질적인 것도 좋은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들 말하지만, 사회복지 예산은 다른 선진국에 많이 못 미치는 수준이며, 가난한 사람이 아직도 너무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물질적 분배정의(分配正義)가 제대로 실천이 안 되는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산을 남기지 않고 사회로 환원하는 운동이라든지, 건전한 기부문화 운동은 우리 사회에 참으로 필요한 운동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