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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다해 연중 제4주일(01.30)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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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01-30 15:47 조회5,30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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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제 4주일 다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런 것을 반영하듯이 요즘은 무엇무엇 같아요.’라는 확신 없는 말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것 같아요. 싫어하는 것 같아요. 좋은 것 같아요. 나쁜 것 같아요. 맞은 것 같아요. 틀린 것 같아요.” 말끝마다 같아요.’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누군가 그것은 아니다.”라는 말만 해도 그 사람은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고 대접을 받습니다. 사실은 그것이 왜 아닌지를 설명할 수도 없으면서 그저 아니라고 부정만 해도 잘난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자기를 치켜세우기 위해 늘 다른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말만 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도 예수님을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가 잘 아는 목수 요셉의 아들이 잘나면 얼마나 잘났겠는가?’ 하며 예수님을 깎아내립니다. 한낱 목수의 아들보다 못하기가 싫었던 것입니다. 그들이 만약에 예수님의 깊은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았다면, 그분의 따뜻한 손을 잡아보았다면 그렇게 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대충 겉만 보고, 선입견을 가지고 예수님을 무시해 버렸습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에게도 남들을 너무 쉽게 판단하는 경향이, 특히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어떤 틀에 가두어버리고, 더 이상 깊이 생각하려 하지 않는 경향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남편은 고집불통이야. 내 아내는 늘 바가지야. 저 친구는 저게 한계야.”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정성껏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얼마든지 새로움을 찾을 수 있고, 곁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서 판단할 때는 정말로 신중해야 합니다. 아예, 판단을 하지 않는 편이 차라리 낫습니다.

 

사람은 참으로 신비스러운 존재입니다. 내가 악인이라 여기고 미워하는 그 사람도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사람입니다. 거지라고 노숙자라고 내가 피했던 그 사람들 모두, 아름다운 꿈을 가졌던 사람들입니다. 사랑을 받으면 한없이 착해지고, 미움을 받으면 한없이 악()해지는 존재가 사람입니다. 인정을 해주면 성장하지만, 무시하면 시들어버리는 것이 사람입니다. 사람은 질그릇 같은 육체를 지닌 존재이고, 질그릇 같은 나약함에 늘 죄를 짓지만, 그 영혼은 우주를 담을 만큼 크고, 그 영혼에는 하느님의 숨결이 흐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한 줄기 바람이 우리 곁을 휘돌아 가듯이 여러분의 사람들도 머지않아 바람과 함께 사라질 것입니다. 이 말은 영화 제목도 아니고, 겁주는 말도 아닌 우리의 진실(眞實)입니다. 사랑과 아픔의 눈물을 흘리던 그 눈동자도 사라질 것이고, 다정한 말을 하던 그 입술도, 그 따뜻한 손길도 모두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지런히 사람들을 사랑하십시오. 판단하고 미워할 시간이 없습니다.

 

사람들을 정성껏 사랑하다 보면 하느님을 만나고, 사람들을 용서하다 보면 예수님을 만납니다. ‘안에 하느님이 계시고, ‘안에 예수님이 계십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예수님을 만나는 장소이고, 하느님께 나아가는 문입니다. 마음으로 만난다면, 평범해 보이는 인간도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한데 우리 예수님은 얼마나 아름다운 청년이셨을까?’ 하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은 정말 맞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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