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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다해 부활 제2주일(04.24) 신성길 니콜라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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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04-24 15:15 조회4,52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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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 주일

 

한국 산에 가면 대부분 절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산에 가면 자연스레 절에 들리게 되는데 만일 여러분이 산에 가서 이런 이름의 절들을 만나면 절대 그 절에는 가시지 않는게 좋습니다. 그 절의 이름이 뭐냐하면? 우여곡절. 연락두절. 반대로 이런 이름의 절들은 반드시 가시기 바랍니다. 진심 감사. 하느님 감사.

 

오늘 부활 제2주일의 복음 말씀은 사도 토마스의 불신앙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모인 가운데 나타나셨는데 그 자리에 토마스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토마스는 예수님이 부활 하셨다는 제자들의 말을 믿지 못합니다. 그런 토마스에게 예수님이 직접 나타나셔서 당신의 부활을 체험하게 해 주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의 결말은 이렇게 끝맺고 있습니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오늘 복음 말씀의 내용은 부활을 경험하지 못한 우리 모두에게 부활은 보는 것이 아니라 믿는 것임을 말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이천년이 지나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당연히 부활을 보지도 못했고, 경험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부활을 믿습니다. 도대체 여러분은 무엇을 봤고 들었길래 부활을 믿으십니까? 사도들의 증언, 교회의 가르침, 신자들의 이야기만을 듣고 인간의 이성으로는 도무지 믿기 어려운 부활을 믿는 여러분은 참으로 대단한 믿음을 가지셨다고 생각합니다. 부활을 믿는 데는 저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듣기만 하고도 믿을 수 있는 우리의 믿음에는 과연 어떤 원리가 담겨져 있고, 그 믿음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오늘 제가 한 농담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겠습니다.

 

우리가 보통 감사한다고 말할 때, 거기에는 대상이 있습니다. 호의를 베풀어 주신 분께 감사, 친절을 베풀어 주신 분께 감사, 좋은 선물을 주신 분께 감사. 우리는 감사를 드려야 할 대상을 특정해서 감사합니다. 때로는 신앙적으로 매사에 감사, 모든 것을 베풀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 이런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우리 인간에게 늘 좋은 것을 베풀어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한다는 표현입니다.

 

믿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믿음에는 대상이 있습니다. “저를 믿고 맡겨주세요, 당신을 믿으니까 해 드릴게요, 우리를 믿고 도와주세요라는 말들처럼 우리는 믿음을 수 있는 대상을 특정해서 믿습니다. 이렇게 감사와 믿음에는 특정한 대상이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좋은 것을 베풀어 주셨다는 것을 알기에 하느님을 믿습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 하셨다는 것을 알기에 예수님을 믿습니다. 성령님께서 늘 우리를 지켜 주신다는 것을 알기에 성령님을 믿습니다. 우리에게는 하느님, 예수님, 성령님이라는 감사와 믿음의 대상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진심 감사, 하느님 감사, 예수님 감사라고 고백하는 것은 감사와 믿음의 대상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분을 기억하고 그분이 사랑으로 베풀어 주신 모든 것들을 믿고 감사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그 좋은 일들을 잊지 않고 늘 마음 속에 품고 살아가겠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부활을 보지 못했고 경험하지 못했지만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이유는 이천년 동안 지금까지 그 부활을 통해 사람들이 다시 일어나고, 활기찬 삶의 힘을 얻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삶에도 예수님 부활의 힘이 작용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활은 예수님을 통해 보여 주신 가장 위대한 사랑의 표징입니다. 인간의 고통 중에 가장 큰 고통인 죽음을 쳐 이기신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가 어떻게 인간의 고통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구원의 방법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그러기에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우리도 이 세상에서 겪는 여러가지 고통을 극복할 힘을 얻는 것입니다. 비록 우리가 부활을 보지 않고 경험하지 못했지만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것은 그 분께서 우리에게 늘 좋은 모든 것을 베풀어 주신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과 예수님을 믿기에 우리는 부활이 우리를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믿음 또한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부활의 새로운 삶은 우리를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 차게 해 줄 것입니다.

 

오늘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예수님 말씀은 그런 맥락에서 우리에게 감사와 자비를 베풀어 주신 분을 기억하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부활을 보지 못했지만 감사와 자비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보지 않고도 그 분을 믿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런 뜻에서 다시한번 감사의 찬미를 드렸으면 합니다. “진심 감사, 하느님 감사, 예수님 감사.”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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