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의 수요일 (마태 6,1-6. 16-18)

“숨는 연습”

우리 사회는 참으로 시끄럽습니다. 정치도 시끄럽고, 경제도 시끄럽고, 사회도 시끄럽습니다. 모두 다 자기 목소리를 높이고, 드러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이 사회에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크고 시끄러운 것들이 아니라 조용히 숨어 있는 작은 것들입니다. 묵묵히 숨어서 자기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사람들이 이 사회를 지탱해주고 있습니다.

세상은 화려한 조명 아래, 화장한 얼굴로 현란하게 춤을 추는 연예인들을 아름답다 하지만, 우리에게 진정 아름다운 것은 숨은 우정, 숨은 사랑, 숨은 선행, 숨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사순절을 시작하며 교회는 우리에게, 숨은 일도 보아주시는 하느님에 관한 말씀을 전해줍니다. 부디 이번 사순절을 통해서 우리가, 남들 앞에 드러내고 인정받으려고 애쓰는 그런 부질없는 욕망을 다스리고, 숨어서 숨은 선행을 하는 연습, 즉 숨는 연습을 하는 사순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마태 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