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다해 부활 제6주간 금요일(05.27)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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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05-28 13:48 조회4,392회본문
* 부활 제 6주간 금요일 (요한 16,20-23)
“해산의 진통과 기쁨 이해하기”
제가 40대일 때, 어떤 동료신부가 신발 파는 가게를 지나다가 아기들 신발이 진열되어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저려왔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종족번식을 못하는 40대 남성의 본능적 몸부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기 낳으러 분만실에 들어가는 여인의 심정을 우리 수녀님들은 이해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만삭이 된 여인들의 남편들이 배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아내의 고통을 이해하려 노력한다고 합니다.
부모들이 자식을 기르며 겪는 어려움을 우리 성직자, 수도자들은 겪지 못하기에 어쩌면 늙어도 미성숙으로 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족을 먼저 자기 몸처럼 생각하는 부모들과 달리, 자기만 생각하고 살아가는 그런 미성숙 말입니다.
그와 비슷하게 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의 고통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다른 사람의 기쁨이 얼마나 기쁜지, 그 고통과 기쁨에 그 사람이 이르렀던 과정을 낱낱이 헤아려보지 않으면 잘 이해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진정으로 함께 아파하지 못하고, 진정으로 함께 기뻐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세상의 고통을 다 겪어내시고 평화롭게 세상을 떠나실 것이고, 그 이별을 통해서 새롭고 기쁜 만남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알리고 싶어하셨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예수님이 겪으실 그 고통과 부활의 의미는 깊이 헤아리지 않고, 그저 눈앞의 이별만 걱정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머리로 예수님을 이해하려 할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걸어가신 고통의 길을 충실히 몸으로 겪어냄으로써 그분의 평화와 기쁨을 진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