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다해 주님 수난 성금요일(04.15)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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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04-16 09:35 조회4,723회본문
* 주님 수난 성금요일
“누구를 찾습니까?”
“누구를 찾느냐?” 당신 앞에 찾아온 죽음의 세력에게 예수님이 물으셨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요.” 그들이 답하자 예수께서는 “나다.”라고 대답하십니다. 왕으로 떠받들려는 사람들에게는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던 예수님이, 당신을 죽이려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그 사람이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당대의 어둠의 세력이 보는 앞에, 하느님의 아들이라 자처하시고, 안식일 법을 어기시고, 성전 마당을 뒤엎으시고, 그러시면 안 되는데 자꾸 그렇게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드디어 오늘 죽음의 세력이 당신을 찾아왔고 예수님은 그들에게 몸을 맡기십니다.
예수님은 왜 그렇게 하셨을까요? 예수님은, 자기들이 찾던 그런 메시아가 아니라고 실망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진실을 보여주시기 위해 죽음을 택하신 것입니다. 죽는 꼴을 보아야 믿는 사람들에게 진짜 죽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위해서 그렇게 하셨습니다.
누가 제일 높으냐고 다투던 그 제자들, 예수님의 오른편에 앉기를 바랐던 그 제자들, 허풍쟁이 베드로, 헛똑똑이 유다, 생사의 번민을 하시던 밤, 한 시간도 함께 깨어있지 못하고 잠을 자고 있던 그 제자들, 그 제자들을 위해 예수님은 죽음의 길을 가십니다. 그들도 함께 잡혔지만, 이 사람들은 가게 내버려 달라고 부탁하신 예수님, 예수님은 그들에게 희망을 버리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죽인 그룹은 어둠의 세력, 죽음의 세력, 악마의 세력, 즉 이미 죽은 그룹이지만, 예수님이 죽으셔야 할 이유가 있었던 것은, 바로 그 모자라는 제자들, 예수님에게서 엉뚱한 것을 찾던 그룹, 바로 우리들, 그래도 당신이 희망을 두셨던 그 그룹 때문이었습니다.
선(善)을 찾는다지만, 양심을 산다지만, 하느님을 믿는다지만, 무지(無知)에 눈이 가리어서, 두려움에 흔들려서, 욕심이 많아서, 때로는 분노하고 미워하며, 예수님을 팔아 돈도 벌고, 예수님을 통해 명예와 안정을 추구하는 우리의 온갖 오해와 악습 때문에 예수님은 죽음을 택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오해와 악습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아 죽일 만큼 지독한 것이었고, 예수님의 사랑은 그런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만큼 지극한 것이었습니다.
교우 여러분, 여러분은 오늘 누구를 찾고 있습니까? 우리의 오해와 악습을 없애기 위해 돌아가시는 예수님입니까? 아니면 악이 판치도록 제거되어야 하는 나자렛 예수입니까? 여러분은 누구를 찾습니까? 겁쟁이, 허풍쟁이 베드로의 예수입니까? 돈에 관심 많던 유다의 예수입니까? 정치적 혁명가 예수입니까? 도대체 우리는 어떤 예수를 찾고 있습니까?
우리는 아직도 예수님 같은 그리스도가 죽을 수밖에 없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