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다해 사순 제4주간 화요일(03.29)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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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03-30 09:39 조회4,496회본문
* 사순 제 4주간 화요일 (요한 5,1-16)
“줄 서는 인생”
종합병원 응급실에 가보면 입원을 하지 못해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려다니는 천덕꾸러기 환자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큰 병원에 입원하기 위해서 하다못해 병원 경비원이라도 알아야 입원할 수 있다는 자조적(自嘲的)인 이야기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 속의 그 병자는, 기적의 연못에 한 번 들어가 보기를 간절히 원했으나, 그 연못을 눈앞에 두고 수십 년을 기다려야 했던 딱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무도 그를 도와주는 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의 병 때문에도 고통스러웠겠지만, 사람들의 무관심에 더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런 병자를 예수님은 눈여겨보시고 바로 고쳐주셨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혹은 우리 가톨릭교회가 가난한 약자들의 순서를 빼앗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종교집단이 경계해야 할 것은 몸집이 커가면서 권력 집단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교회가 수십 년 만의 고통이 치유된 것은 보지 못하고, 들것을 들고 가는지 아닌지만 바라보고 있는 바보집단이 되어버렸는지 반성해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