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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다해 연중 제27주일(10.02)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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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옥란빅토리아 작성일22-10-02 14:47 조회4,03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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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제 27주일 다해

 

 

"인정으로부터 자유롭기"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이를 위해서 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정을 받고자 하는 것은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구 중에 아주 큰 욕구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인정받기 위해서 과도한 방법들을 행하고 있습니다. 외모로 인정받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거나 제자들의 논문을 가로채서 학위를 따는 학자가 있기도 합니다. 진실에는 거울이 있는 법인데 그 거울 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모습들입니다.

 

나를 제대로 인정해주는 사람은 세상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 자신뿐임을 알았으면 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인정받을 수 있어야 진정으로 인정받는 것입니다. 마음의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라는 말은 이럴 때 필요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평가에 만족하고 과분한 칭찬은 밀어냄으로써 세상의 칭찬과 인정으로부터 더 자유로워져야 할 일입니다. 인정받기 위해 굳이 내면의 곤궁함을 드러낼 필요는 없습니다.

 

요즘의 많은 사람들이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이라며 내세우는 것들의 대부분은 이기주의적 사고방식입니다. 언제부턴가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잡게 된 개인주의는 이제 이기주의와 별반 다르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공동체 의식이 거의 사라지고 개인의 이익과 명예를 우선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두 자기만을 위한다면 공동체나 공동선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그것이 부재한 사회는 소속감도, 정체성도, 방향성도 없는 혼란스러운 아귀다툼의 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공동체를 이루려면 필수적으로 개인의 자기희생이 필요한데 그 자기희생은 말없이 이루어질 때 더 아름다울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과시를 앞세운 생존경쟁 사회에서 말 없는 희생이란 기대하기 참 힘든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말없이 남모르게 희생하며 공동체를 지키는 사람이 많이 필요합니다. 남모르게 선행하고, 오해를 사더라도 항변하지 않고, 부드러운 미소로 그 일을 계속해내는 그런 사람. 산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모두 시끄럽게 자기주장만을 내세우고 있을 때, 산에 올라가서 묵묵히 나무를 심는 그런 사람. 남모르게 선행을 하고 나서, 사람들이 그 일에 놀랄 때 뒤에서 멀찌감치 그것을 바라보며 흐뭇해하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분명 선을 행한 사람이 있긴 있는데 그게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는, 하지만 그 멋진 신호만은 우리 몸으로 절실히 느낄 수 있는 그런 공동체가 우리가 몸담고 사는 공동체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루카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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