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다해 연중 제34주간 화요일(11.22)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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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11-24 09:32 조회3,971회본문
* 연중 제 34주간 화요일 (루카 21,5-11)
“종말론의 참 의미”
언젠가 뉴스에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인도 동부 힌두교 사원의 어떤 유명한 승려가 “모월 모일 몇 시쯤 자기 영혼이 육체를 떠나는 자연사를 맞을 것”이라고 예언하였습니다.
만 5천 명의 신도들이 ‘자기 의지에 의한 자연적 죽음’이라는 특이한 장면을 지켜보려 몰려들었습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까지 출동했습니다.
예언된 그 날 아침, 그 예언자는 새벽에 기도를 드리고 자리에 앉아 명상에 잠겼습니다. 관중들은 이 예언자의 '죽음'을 기다리며 경외감 속에서 그를 지켜봤습니다.
그러나 예언자는 예언한 시간이 지나도록 죽지 않았습니다. 군중의 실망은 분노로 이어졌습니다. 격분한 상태로 예언자와 사원의 승려들에게 폭행을 가하려고까지 했습니다. 결국, 경찰이 나서 방망이를 휘둘러 가까스로 관중을 해산시켰습니다.
사태가 진정된 뒤 기자들이 예언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묻자 그는 “아마도 신의 뜻은 다른 듯하오. 여러분들에게 뜻하지 않는 고통을 끼쳐서 미안하오. 난 육체를 떠나기를 간절히 원했는데 그렇게 할 수 없었소.”라고 답했습니다.
자연사하려던 그 예언자는 하마터면 맞아 죽을 뻔했습니다. 현대에도 거짓 예언자들이 참 많습니다. 신기한 현상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예언자, 늘 죄의식을 심어주고 무서운 종말을 얘기하면서 사람들을 위협하는 예언자, 물질적인 축복과 개인적인 구원을 미끼로 사람들을 꼬드기는 예언자. 모두 그 뒤에는 돈이 있습니다.
참 예언자는 평화를 주는 예언자이며, 이웃을 생각하게 해주며, 스스로 가난하고 겸손하게 살아가는 예언자입니다.
종말이라는 것은 미래에 있을 멸망이 아닙니다. 종말론적 사고란 우리에게 겁을 주고 조급하게 만드는 그런 것이 아니라, '오늘을 마지막처럼' 잘살게 해주는 것입니다. 진실하게, 관대하게, 성실하게 오늘 하루를 살게 해주는데 종말론의 참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이 용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살아갑시다. 오늘이 사랑한다 말하며 손을 잡아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살아갑시다.